가을 햇살에 소사나무가 노랗게 물들어간다. 나무 발치에 자리한 채송화는 파리하고, 줄기 끝의 씨방은 알차게 여물어 있다. 바지런한 씨앗은 이미 주변에 화분...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지붕위의 바이올린' 뮤지컬을 보았다.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고 최장 공연을 했던 대형 뮤지컬이다. 그리고 1974...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했다.숙과 홀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혼돈은 숙과...
청명한 가을 하늘에 국화 향기가 그윽하다. 오색 빛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공을 들였다.해마다 이름표를 붙여 겨울 내내 눈비 맞혀가며 씨를 받아서...
요즘 부모라는 노래를 하모니카로 연습하고 있다. 익히 아는 노래지만 반주 엠알에 맞추어 연주하려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 아버지와 어머니, 말만 들어...
목요일, 일주일의 한고비가 또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모처럼 하늘은 맑고 아직,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매미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목청껏 한여름을...
비 오는 날은 으레 엉덩이를 들썩인다. 그러다가 결국은 드라이브를 하고 만다. 젊은 시절 남편이 비 오는 날 드라이브하는 취미를 두고 핀잔을 주곤 했던 내...
백신접종 완료라는 명목으로 2년 만에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마스크로 반쯤 가린 얼굴 속에서도 세월이 비껴가지 못한 흔적들이 역력했다. 그 또한 반가웠...
상가가 양옆으로 늘어선 시장 통으로 들어섰다. 행인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은 예도 마찬가지다.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래된 간판 몇몇이 ...
우리 집에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 나를 포함 여지들이 넷이나 되는 우리 집은 요즘 보기 힘든 여인천하(女人天下)다. 짝이 되는 남자들 중 누가 자기...
올해도 주말 농장에 배추 모종을 심었다. 작년에 배추 모종을 심는 시기를 놓쳐 실패했던 경험 덕분에 올해는 적기에 심었다. 배추 모종을 심는 시기를 맞추기...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인식, 정서가 문화를 형성하고 그 문화가 나라의 흥망성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
아침이면 소슬한 바람이 두볼에 스친다. 바람결에 옷자락이 나플된다. 바람맛이 제법 상쾌하다. 길가의 가로수 잎사귀도 여름날의 짙초록에서 어느새 엷은 노란색...
철길을 해찰하며 걷는다. 기차가 와서 피해야 되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급할 것도 없이 여유있는 발걸음. 벽에는 이발소, 변소, 만화대여 같은 가게 그...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정치(政治)일까?/ 국민을 먼저 생각하여 국민이 안정되게 생계 걱정 없이 잘 살도록 다스리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정치인들...
연쇄점 앞이었다. 언덕으로 인해 도로는 경사져 있다. 한 남자가 술에 취했는지 소리 지르며 일어나려 했지만 거푸 넘어지며 도로로 밀려나고 있었다. 가는 쇠...
몇 년 전, 경기도 양평 세미원을 갔을 때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 제자 이상적(李尙迪)에게 그려준 세한도 복제품을 본적이 있다. 조선과 중국 청나라...
박주가리는 흔한 덩굴성 잡초다. 긴 줄기로 농작물을 감고 해치는 식물이라 농부들이 제일 싫어한다. 덩굴이 보이는 족족 뽑아낸다. 하지만, 내가 사는 울안에...
살아가면서 나이 들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많이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가 몸의 변화다.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통증이나 생활의 불편함이 '세월 앞에 장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