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청내에 남아 있는 직원 여러분은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지금 곧 짚풀문화제 현장으로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아산시가 지난 22일 오전 9시30분경 청내 방송에서 제5회 짚풀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송악면 외암민속마을로 나갈 것을 독려한 방송 내용이다.
 방송이 나간지 10여분후 시 본청의 각 실ㆍ과에는 부서별로 1명의 직원 만이 사무실을 지켰으며 특히 행사주관 부서인 문화관광과의 경우 소등까지 한 상태로 사무실이 텅 비어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또 같은 시간 읍ㆍ면ㆍ동직원들은 마을 주민들을 행사에 참여 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 오후 7시경 짚풀문화제에서 업무가 끝나 귀가를 서두루던중 다시 짚풀문화제 현장으로 모이라는 방송과 함께 핸드폰 문자메세지를 받고 현장에 다시 모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처럼 행사에 동원되느라 심신이 지쳐 있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머리수 만 채우려는 행사 준비위원회는 한번 쯤 생각 해 볼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행사에 동원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공무원들을 대변하는 공직협은 아무런 대응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더욱이 토요휴무제가 실시되는 지난 23일, 24일은 짚풀문화제와 은행나무 축제가 동시에 열려 공직자 대부분이 휴일도 반납하고 행사장에 동원돼 공무원들만 파김치가 되고 있다.
 민선출범이후 각종 축제 및 문화제가 우후죽순처럼 개최되면서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시민체육대회, 조직활성화 교육, 설화예술제, 맹정승 축제, 도민체전, 짚풀문화제, 은행나무 축제 등에 공무원들이 잇따라 동원돼 행정공백 상태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물론 주5일 근무제의 전면도입을 앞두고 지역의 특색에 맞는 축제와 문화제를 발굴해 관광 여건을 조성,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한 지역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시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20만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행정기관이 주민들의 민원보다는 문화제를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을 갖게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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