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대회는 역시 세계적인 잔치이다.
 이같은 세계적인 잔치 마당을 화려하고 알차게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이 이로인해 이제는 세계속에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국가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과 함께 온국민들의 대통합을 이뤄 우리의 가슴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만들었나.
 그것은 월드컵 개최에 따른 국민적 성원속에 히딩크사단 태극전사들의 목숨을 건 투혼에서 용출된 열전과 월드컵 경기장인 녹색그라운드의 12번째 선수로 불리우는 우리의 「붉은 악마」 속으로 똘똘뭉친 온국민의 응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속에 다시한번 도약하며 온 국민의 대통합을 이루는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정을 이끌어 간다는 소위 정치 9단이라는 정치 지도자들이나 각 정당들과 아니면 우리의 내일을 책임지겠다며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전국을 싸돌아 다니며 악을 쓰고 떠들고 떠들 정치인들이나 예비 정치인들이 아니라는 우리의 현실이 월드컵으로 뿌듯해진 가슴 한켠을 서글프게 하고 있다.
 이로인해 요즘 우리의 정치권은 물론 경제 사회 등 각분야에 걸쳐 「히딩크 신드롬」이 적잖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히딩크 신드롬」이 우리의 정치권이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현실로 각인된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 모두의 희망 사항일 뿐인것 같다.
 왜냐하면 히딩크 흉내를 낸다고 히딩크가 되는 것이 아니잖는가. 우리가 흔히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느냐」고 하듯이 말이다.
 또 우리는 늘상 그랬듯이 어제의 일도 잘 잊을뿐만 아니라 순간 순간에 들끓는 냄비근성이 모두의 마음속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숨도 못쉬는 식물국회가 계속되고 똥감태기 같은 정치인들이 있고 누구의 아들들이 들어가고 나갔다는 그 많은 「게이트」가 세워질 수 있으며 또 그 우산속에서 부정부패의 독버섯들이 득실득실할 수 있었겠는가.
 요즘 회자되는「히딩크 리더십」은 우선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줄 알면서도 우리 스스로 고치지 못하는 혈연·학연·지연의 굴레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가운데 「인사와 소신」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혼탁하고 질펀한 패거리 정치의 병폐가 이어온 지난 반세기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고 우리의 정치가 환골탈태 하지 않는한 앞으로도 기대키 어려운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노추(老醜)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억지로 외면하며 「여기는 내 텃밭」이라고 동네를 헤집고 다니거나 「뜨는 태양」을 자칭하며 내집이 아닌 이웃집안을 기웃 기웃 거리는 사람, 「이제는 내차례」라며 전국을 떠도는 무릇 정치인들이나, 집안 살림을 책임지겠다며 「곳간 열쇠」를 탐내고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 모두가 하나같이 서로가 서로를 「뭐 묻은 놈」이라고 떠드는 모습은 꼴불견이다.
 우리 정치의 이같은 온갖 꼴불견들은 이제 국민들의 뜨거운 가슴으로 활활타오른 월드컵 용광로 속에 녹여 버리고 희망이 있는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