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장 창업일기] 3. TACO15 곽상현 대표
2번 사업실패 후 2015년 재창업…월 수백만원 적자 1년간 이어져
수많은 메뉴개발 끝 돌파구 찾아…깊고 담백한 맛 이색음식 인기
서울서 메뉴 레시피 배워가기도…입소문에 2호점 문의까지 쇄도

'이전삼기' 곽상현 TACO15 대표가 가게 대표메뉴인 타코를 만들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신동빈
'이전삼기' 곽상현 TACO15 대표가 가게 대표메뉴인 타코를 만들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서른살이 되기 전에 가게를 내고 싶었어요. 단편적으로 보면 벌써 꿈을 이룬거나 다름없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제가 사실 이번이 세번 째 가게거든요."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골목에 위치한 'TACO15'는 강렬한 향신료가 매력적인 멕시칸 음식점이다. 가게는 이미 '청주의 이태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이색맛집으로 꼽힌다.

'TACO15'의 대표 곽상현(27)씨는 가게 문을 여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주방에서 프라이팬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주문은 가게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TACO15'는 멕시칸 대표 음식인 '타코'와 창업 연도인 2015년의 '15'를 본따 붙여진 이름이다. 간판과 같이 이 곳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에 각종 고기와 야채를 넣어 만든 일종의 샌드위치인 '타코'와 '화이타'를 주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TACO15'는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곽 대표는 오늘날이 있기까지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2015년 처음 간단한 안주와 술을 파는 '펍(Pub)'을 개업했어요. 장사가 잘 안돼 햄버거 가게로 업종을 바꾸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넉넉치 않았어요. 그러다 '프라이팬 하나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음식이 뭘까' 고민했죠.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의 가게에요."

대학에서 외식조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생 신분에서도 음식 사업에 도전한 경험이 있었다. 학교 추진사업으로 진행됐던 파스타 가게는 제법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 잡았다. 자연스레 음식과 경영에 대한 자신감도 뒤따랐다.
 

곽상현 대표가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신동빈
곽상현 대표가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신동빈

그러나 그 자신감이 오히려 치명적인 독으로 돌아왔다. 도전과 성공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새 자만심으로 바뀌어 두번째 도전한 퓨전한식집에서의 쓰디쓴 고배를 마시게 했다.

상권이 자리잡지 못한 곳에서 시작한 것도 문제였지만 메뉴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실패는 성공을 만드는 필수요건 같아요. 모든 것이 성장의 동력이 되지만 실패라는 열매에는 배움의 씨앗이 가장 많거든요. 쉽지 않지만 해내야만 해요."

스무살부터 창업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그에게도 취업을 걱정했던 시기가 있었다. 곽 씨는 20대 중반 서울의 한 호텔에서 1년 남짓 짧은 기간 일을 해본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소속보다는 노력에 비례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사업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계없이 노력한 만큼 빛으로 돌아오는 것이 사업이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한 그는 남는 시간동안 외식업체의 경영을 따로 공부했다.

"무작정 부딪히고 공부하자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도 현실은 많이 힘들었죠. 사업에 대한 열망만 있었지 현실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꿈과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곽 씨가 사업을 시작한 2015년 1년간은 한 달에 수백만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장사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했다. 실패의 두려움으로 움츠러들었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이후로 곽 씨의 손은 더욱 분주해졌다. 잠을 줄여가며 메뉴를 개발하고 그렇게 버린 음식만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1년여 간 숨죽이며 나선 도전은 결국 희망의 빛으로 바뀌었다. 음식도 그를 닮아 더욱 깊고 담백한 맛을 품게됐다.

곽 씨는 멕시칸 음식이 조리 과정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영업 시작 1~2시간 전부터 유독 주방이 분주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준비만 마친다면 손님들에게 내가는 음식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었다. 곽 씨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 맞았다. 조리과정은 번거로울지 몰라도 손님들의 요구와 서비스에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매출도 껑충 뛰어올랐다.

멕시칸 음식은 서울의 이태원이나 홍대 등 일부 지역에서 외국인이나 젊은층을 겨냥한 메뉴다. 그렇다보니 아직까지 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낯선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곽 씨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맛보지 못한 음식으로 승부수를 걸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전삼기' 곽상현 TACO15 대표가 가게 대표메뉴인 타코를 만들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신동빈
'이전삼기' 곽상현 TACO15 대표가 가게 대표메뉴인 타코를 만들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신동빈

"8개월 전에 2호점을 차리고 싶다는 연락이 온 적도 있어요. 서울과 대전에서 같은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거였죠. 그치만 거절했습니다. 아직은 1호점에 더 집중해 자리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어요."

'TACO15'는 청주지역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체인점을 내지 않았지만 이미 서울에서는 이곳의 메뉴 레시피를 배워가 선보이는 곳도 있다. '타코'라는 멕시칸 음식을 더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시점에는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고집이다. 메뉴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제법 안정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새벽시간을 이용해 기존의 음식을 연구하고 있다. 차근히 뿌리를 깊게 내린 다음에야 새로운 나무를 키울 수 있다는 그의 철학때문이다.

곽 씨는 올해들어 배달을 통해 영업영역을 확장했다. 배달음식에는 일반적으로 치킨과 피자가 차지하고 있지만 멕시칸 음식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색음식이 배달까지 된다는 점도 큰 호응을 받았다. 남들과 같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이 또 다시 빛을 발했다.

이처럼 그는 이미 주변에서 목표와 꿈을 이룬 청년으로 이름나 있다. 그의 성공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떻게해야 성공할 수 있느냐고 조언을 구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런 수많은 질문에 그는 '일단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가 없다면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실패를 가르침으로 배우고 다시 일어선 곽 씨는 앞으로 더 큰 꿈을 위해 달릴 것을 다짐했다.

"빨리 도전해야해요. 그것이 어떤 결과를 만들던지는 그 다음에 고민해야해요. 빨리 나서서 실패하면 어떤가요? 빨리 실패한 만큼 빨리 성공하면 그뿐인데…. 저 또한 새로운 도전과 계속해서 마주할 겁니다!"
 

가게 외부 전경/신동빈
가게 외부 전경/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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