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이사 가야 하나" 불안감 호소

지난 20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에서 A(76)씨가 숨진 채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안성수
지난 5월 20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에서 A(76)씨가 숨진 채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안성수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청주시 봉명동에서 석달 사이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 3건이 잇따라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 50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상가건물 1층에서 조선족 A(46·여)씨가 숨져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112에 신고했다.

A씨의 집 안에서는 조선족 남편 B(47)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린 채 발견됐다. B씨는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상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원룸에서 러시아 국적의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연현철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원룸에서 러시아 국적의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연현철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원룸 복도에서 양 팔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러시아 국적의 C(33)씨를 집주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가 거주하던 세대 내에서 쓰러져 있는 같은 국적의 D(32·여)씨를 발견했다.

당시 D씨는 속옷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숨져있었으며 주변에는 심장약이 널브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C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약을 먹고 목숨을 끊으려 했는데 여자친구만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C씨에 대해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또 지난 5월 17일 오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에서 E(76)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E씨와 함께 살던 동거인 F(56·여)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를 벌여 사건발생 일주일만에 검거했다.

F씨는 경찰에 "혼인신고를 한 뒤 B씨로부터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자신을 의심했다"며 "수차례 인격 모독적인 말을 들으면서 무시를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강력사건이 일부 지역에서 연달아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봉명동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석달 사이 사람이 죽는 사건만 3건이나 발생해 이젠 경찰차만 서있어도 겁이난다"며 "이사를 가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서모(35·여)씨는 "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은 모두 옆집, 앞집일 정도로 가깝다"며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무섭다"고 호소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치안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염두해 하루 빨리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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