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의 밭에서 해바라기가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등진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신동빈
불볕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의 밭에서 해바라기가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등진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잇따른 폭염으로 농작물은 물론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괌 부근에서 발생해 일본쪽으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5hPa, 강도는 중이고 소형급이다. 이동속도는 시간당 3km로 아주 느리다. '종다리'는 27일 오전 3시께 괌 북북서쪽 약 1280km 부근 해상, 다음날 같은 시각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710km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는 28일 오전 일본 도쿄 먼바다까지 올라와 다음날 도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독도 동쪽 약 12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인해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아직 발생 초기단계인 점을 들어 이동경로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열흘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태풍이 더위를 누그러뜨리는 효자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남길 때가 많지만 때로는 더위를 식히는 '착한 태풍'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94년 7월에 발생한 제7호 태풍 '월트'는 비를 동반해 기온을 떨어뜨린 바있다.

최근 태평양 해상에서는 제10호 태풍 '암필'을 시작으로 제11호 태풍 '우쿵',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연이어 발생했다. 올해까지 종다리를 포함해 모두 12개의 태풍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제7호 '쁘라삐룬'이 유일하다.

이처럼 '종다리'도 대부분의 태풍과 같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동풍이 불면 대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서울을 비롯한 서쪽 지역은 오히려 더 고온 건조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종다리'가 북태평양고기압의 강한 세력을 누르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가 태풍 이동경로의 오른쪽에 놓였다면 습기와 구름을 불어넣었을지 모르겠지만 왼쪽에 놓여있어 그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태풍의 진로는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계속해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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