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4분기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고작 1.9%에 불과하다. 이대로의 진행이라면 정부의 예측치인 5%대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것은 소비심리, 기업투자가 위축되는데다 카드빚, 대형 파업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사가 안 되는 판이므로 기업은 설비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우리의 상품은 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민간의 소비위축은 경기침체로 연결된다. 연체된 대출금을 회수하자 개인소비가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살림살이가 어렵다 해도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은 경제회생에 보탬이 안된다. 아껴 쓰되 꼭 써야 할 부분은 소비를 하는 것이 경제의 축을 돌리는 동력이 된다.
 돈은 써도 탈, 안 써도 탈이다.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마구 카드를 남발할 경우 개인파산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자는 자그만치 33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외상이라면 황소도 잡아 먹는다'고 한다. 카드란 신용사회로 가는 지름길인데 엉뚱하게도 부채를 양산하는 도구로 전락되었다.
 성인들의 지갑 속에는 보통 서너개씩의 신용카드가 꽂혀 있다. 어떤 사람은 열개도 넘는 신용카드로 돌려막기를 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식으로 빚은 빚을 낳고, 급기야 한계점에 도달해서는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히어 경제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강절도, 자살, 살인 등 극단적인 범죄행위 이면에는 상당수가 카드빚이 원인이 되고 있다. 세상에 빚보다 더 무서운게 없다.
 성인들의 빗나간 경제활동을 보는 청소년들은 그 방법을 따라하게 마련이다. 젊은층의 신용 불량자가 양산되자 요즘에는 카드발급에 상당히 제동을 걸고 있지만 '기성세대 흉내내기'는 막기 어렵다. 꼭 필요한 통화만 하거나 정보를 얻는데 사용해야 할 단말기를 무슨 장난감인양 갖고 노는 청소년들이 매우 많다.
 모니터를 통해 TV도 보고 오락을 자주하다 보면 수십만원의 사용료가 나와 당황하고 그 사용료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7월 한달동안 신용불량자는 무려 12만명이 증가했다.
 청소년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미래의 한국 경제를 짊어지고 나갈 예비 경제인들이다. 이들이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올바른 경제활동 습관을 마땅히 배워나가야 하는데 이같은 실물 경제교육은 꿈에 떡맛 보기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장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칠리도 없다. 이를 보다못해 '농협 청소년 경제교실'이 문을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교육시간이 빠듯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도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금융, 경제, 신용관리 등에 있어 아무런 지식없이 사회로 배출되고 있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잠자고 있다가 갑자기 경제사회로 나가면 적응이 어렵다. 교과과정에 청소년 경제교육을 삽입하여 건강한 예비 경제인을 양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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