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카퍼레이드가 체육인들에게 영광의 상징인적이 있었다.
 70년대 사라예보 세계탁구대회 우승의 주역인 이에리사와 정현숙선수 이후 세계대회 우승자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카퍼레이드의 주인공이었으나 90년대 이후엔 흔치않은 광경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한ㆍ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붉은전사들이 서울시청앞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여 유년시절을 반추하게 했다.
 70년대 청주에서도 대대적인 카퍼레이드가 열렸다.바로 소년체전 8연패를 달성한 체육꿈나무들이 군부대 지프차를 빌려 지금의 성안길을 관통하던 카퍼레이드를 벌이던 기억이 난다.
 연도엔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지금 청소년들에겐 전설같은 26년전 얘기다.
 그때 충북이 소년체전 8연패의 위업을 세운 흔적은 청주야구장 부근 잔디밭 한켠에 기념탑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종합우승은 끝이었다. 왜냐하면 충북의 독주를 시샘한 타시ㆍ도의 반발로 대한체육회에서 종목별 시상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후 목표를 상실한 충북 학교체육은 한때 침체를 겪기도 했으나 90년대 제자리를 찾다가 금메달순위로 바뀐 2천1년 이후엔 중상위권을 유지해 늘 하위권을 맴도는 전국체전을 훨씬 능가하는 성적을 올렸다.
 올해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목표도 종합우승이지만 체육인들은 잘안다.충북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종합우승은 커녕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 길인가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체육 성적도 투자와 운동선수의 저변에 비례한다. ‘헝그리 정신’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충북이 소년체전에서 늘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지난해엔 3위까지 도약한 것은 참으로 장한 일이다.
 하지만 올해 충북은 종합 12위로 곤두박질쳤다.체육에 관심있는 사람들로부터 “도대체 왜 3위에서 12위로 추락했느냐”는 질문이 기자에게도 수차례 쏟아졌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인구 150만명의 충북이 16개 시ㆍ도중 12위를 했다고 크게 잘못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다만 늘 중상위권에서 바닥권으로 몰락한것이 체육인들은 물론 일부 도민들이 보기엔 황당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충북의 학교체육 기반이 이처럼 언제든 바닥으로 추락할수 있을 만큼 취약하다는 점에 있다. 이런점 때문에 학교체육을 담당하는 교육계와 체육인들이 이번대회 결과에 깊이 반성해야 한다.
 경쟁 시ㆍ도가 투지를 불태우는 것도 모르고 매년 해왔듯이 ‘최소한 중위권 이상은 하겠지’라는 안이한 자세로 가뜩이나 열악한 충북체육이 발전하기는 힘들다.
 또 롤러, 육상, 수영등 일부 메달박스 종목과 몇몇 다관왕 선수에게만 의존해 대회를 치르려는 생각도 개선해야 한다.강세종목과 우수선수의 저변이 폭넓을 수록 안정된 전력기반을 갖출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꿈나무를 육성하는 학교체육이 순위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선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건전한 경쟁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체육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체육의 속성이자 현실이다.
 학교체육이 부활하려면 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소년체전 8연패를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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