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에 ‘욘사마’열풍을 일으킨 화제의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남이섬은 불과 몇년전만 해도 북한강변에 자리잡은 평범한 유원지였다.
 누구나 한번쯤은 학창시절 남이섬으로 MT를 갔던 아련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남이섬엔 괴산 화양동처럼 주말이면 단체로 놀러온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낮에는 족구를 하거나 밤에는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워놓고 술마시며 노래부르고 아침이면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훼손된 자연, 바가지상혼, 문화시설이 전무했던 남이섬은 천혜의 경관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감소현상을 보이면서 침체를 거듭해왔다.
 그런 남이섬이 이제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줄을 잇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변신의 중심엔 (주)남이섬 CEO인 강우현(51)사장이 있다.2000년에 영입된 강사장은 경영에 관한 전권을 자신에게 줄것과 월급을 100원만 받을테니 입장객수가 2배로 늘어나면 초과수입은 모두 자신에게 달라는 파격적인 요구를 오너에게 했다고 한다.
 강사장은 취임후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해 안테르센홀, 유니세프홀, 레종갤러리, 노래박물관등 이벤트공간을 확충한 대신 매점과 주변환경을 재정비해 취임전 27만명에 불과한 관광객이 올해는 100만명이 돌파할것으로 예상돼 억대연봉을 챙기는 성공한 CEO가 됐다.
 이처럼 남이섬의 변신을 장황하게 예로 든것은 청원군도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군에 재정부담을 주고있는 스파텔을 구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의 공채를 추진하고 있다.
 세종대왕이 눈병을 치료했던 유서깊은 초정 약수터에 자리잡은 스파텔은 99년 오픈한 이후 온갖 풍상을 겪었다.
 민자유치업체인 나건산업이 부도를 내고 간판을 내리는가 하면 당시 지자체장이 영어(囹圄)신세가 되고 2002년에 설립한 청원레저(주) 초대사장도 경영부진을 극복하지 못한채 떠났기 때문이다.
 청원군은 새 사장의 영입을 위해 연봉(3천800만원)은 많지 않지만 실적수당으로 순이익 5천만원은 60%, 1억원은 40%, 1억5천만원 이상은 30%를 지급하는 파격안을 제시했다.
 새로운 전문경영인이 스파텔의 구세주가 될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한사람의 CEO가 회사를 살린 선례는 얼마든지 있다.
 강사장 외에도 부실덩어리 포드자동차를 정상화시킨 ‘리 아이아코카’, 6조원대의 빛을 진 닛산자동차를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킨 ‘카롤로스 곤’, 영업부진으로 문닫은 설악산의 한 호텔을 인수해 룸넘버대신 연예ㆍ스포츠스타 이름을 붙인 스타마케팅으로 성공한 켄싱턴호텔 사장등은 경영자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웅변한다.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이후 청원군이 처음 시도한 민자유치사업인 초정스파텔은 만성적자로 군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돈먹는 하마’가 돼버렸다.
 이번 사장공채를 통해 청원군이 탁월한 CEO를 영입해 스파텔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까지는 아닐지라도 재기에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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