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에서 4강에 올라 침체에 빠진 한국아마복싱의 희망으로 떠오른 조석환(국군체육부대)은 서원대 재학중 한때 복싱 포기를 선언했다.
 충주 미덕중시절 글러브를 처음낀 조석환은 충주공고를 졸업하고 당시 도내에선 유일하게 대학부에 복싱팀을 육성하던 서원대에 입학한이후 57㎏급 최강을 자랑했지만 국제대회에만 나가면 번번히 깨지면서 장래에 대한 끝없는 회의가 몰려왔기 때문이다.
 깊은 슬럼프에 빠진 그는 “복싱을 해서 내가 뭐가 되겠느냐.차라리 기술을 배워서 먹고살겠다”며 글러브를 내던졌지만 방황끝에 다시 ‘사각의 링’으로 돌아와 올림픽 월계관의 영광을 얻었다.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서는것은 아마추어 경기인의 영원한 꿈이다.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갖 회의와 좌절과 방황이 성공의 자양분이 되는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국탁구사상 17년만에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유승민(삼성생명)의 별명은 ‘탁구신동’이다. 9세에 라켓을 잡고 중학시절 상대할 선수가 없었던 그는 15세에 태극마크를 단이후 국내 정상의 길만 걸어왔다.
 그런 그도 고교졸업후 한동한 무적선수로 생활하면서 탁구계를 영원히 떠나겠다고 다짐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재기를 위해 입술을 깨물은 그는 올림픽 결승에서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부와 명예를 한손에 쥐었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올림픽 여자탁구 복식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석은미(대한항공)도 선수생활중 라켓을 집어던지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대성여중 시절 스승인 정상현감독은 “은미가 힘들때면 가끔 전화를 하곤 했는데 그 때마다 선수생활에 대한 회의를 토로하곤 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영광의 순간 환호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점철된 실패와 회한은 선수들 몫이다.
 이달말 온국민의 잠을 설치게 했던 아테네올림픽이 막을 내리면 오는 10월 충북일원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다가온다.
 향토의 명예를 양 어깨에 걸머쥔 충북대표 선수들도 올림픽대표 선수들 못지않게 엄청난 땀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강화훈련에선 많은 선수들이 오로지 메달을 목표로 고통을 감내해 왔을 것이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체전에서도 우리선수들은 영광과 좌절의 순간을 맞게된다.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더 큰 무대를 위한 시작이 될 것이다.
 충북대표선수들에게도 올림픽대표 못지않은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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