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2형 먹는 약 치료제'기술 개발 …바이오산업 혁신 꿈꿔
방글라데시 천연물 추출기술 뛰어나 …사업화 가능성 높아 '실험실 창업'

이용규 KB바이오메드 대표가 경구용 당뇨2형 치료제 개발 성공을 확신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당뇨2형 먹는 약 치료제 개발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2012년 5월 한국교통대 실험실 벤처기업을 창업한 이용규 KB바이오메드 대표는 세계인의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에 대한 경구용(먹는 약)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TIPS 프로그램 비 임상 실험 완료를 앞두고 있는 이 업체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바이오산업을 주도할 핵심이라고 자부한다.


#'기술력' 스스로 증명

KB바이오메드 연구원들이 유전자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 KB바이오메드

한국교통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용규 대표는 히알론산 신 발효공정 개발과 은나노 세제 개발 등에 참여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이러한 경력의 이 교수가 직접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제자인 방글라데시 학생들과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이 교수는 "방글라데시는 천연물 추출 기술이 한국보다 앞서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약 개념인데 천연물질에서 사람에 이로운 성분들을 찾아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방글라데시 교수진과 협업해 벼 껍질을 연구하던 중 사업화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해 우리대학 최초로 실험실 창업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연구원들과 밤을 새며 새로운 기술을 찾아내지만 노력만큼 제 값을 못 받는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습니다. 1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기업에서는 1억 원 정도의 가격을 제시 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 이 대표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연구원들과 경구용 당뇨2형 유전자 치료제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경구용 유전자 치료제, 바이오 플랫폼 혁신

KB바이오메드 연구원들이 유전자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 KB바이오메드

당뇨 1형은 유전적 요인, 2형은 먹는 습관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후천적 질병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90%가 2형에 해당합니다. 동남아 국가를 살펴봐도 50%에 달하죠. 특히 중국의 경우에도 2형 당뇨병 환자 비율이 높아 시장성은 확실 합니다"라고 설명한 이 대표는 "당뇨병은 만성질환입니다. 고혈압 같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죠. 하지만 지금 시판되고 있는 당뇨병 관련 먹는 약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효과가 높은 유전자 치료제는 주사 형태로만 나와 있어 환자들이 스스로 투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매번 병원을 찾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 합니다"라고 말했다.

경구용 유전자 치료제의 핵심은 소화과정에서 약효를 지켜내는 것이다. KB바이오메드는 이 기술(유전자 코팅 기술)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혁신을 꿈꾸고 있다. "경구용 당뇨2형 치료제의 비 임상 실험은 1~2년 정도면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예정된 임상실험을 통해 짧게는 5년 안에 제품화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것은 단지 하나의 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뇨2형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주사로 진행되는 모든 처방을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고 있습니다"라며 자신했다. 바늘공포증이 있는 환자나 어린이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되는 것이다. 실제 KB바이오메드는 실제 중국에서 열린 바이오 박람회에서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충북' 바이오산업 미래에 대한 대비

이용규 KB바이오메드 대표가 중국에서 열린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KB바이오메드
이용규 KB바이오메드 대표가 중국에서 열린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KB바이오메드

"충북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 가진 제품을 만들겠다" 바이오 산업 1번지를 꿈꾸는 충북의 대표기업이 되겠다는 이용규 대표는 KB바이오메드 연구시설 등을 청주 오송에 꾸릴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포부를 가진 이 대표에게도 고민이 있다. "충북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중심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인천 송도 등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앞선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수급입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고학력 인재들에게 충북은 아직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일선에 많은 기업들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석·박사 이상의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 지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들이 연구에 몰두하며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마련돼야 지역인재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 뒤 충북의 바이오산업을 전망하며 조언을 이어갔다. "원천기술 확보는 인재양성에서 시작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대우가 좋아져야 합니다. 의대·약대를 중심으로 한 연계 뿐 만아니라 공대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키워 줄 수 있는 충북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요구했다. 공간만 내주고 '한번 해 봐라'는 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 그 가치를 판단하고 적극 지원해 줘야합니다. 교수인 나도 창업하고 많은 벽에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격었는데 학생들은 오죽하겠냐"며 "행정적인 업무가 아니라 사업화가 될 수 있는 길이 보이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인들에게 저기는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파격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KB바이오메드가 진행하고 있는 경구용 치료제의 방향은 당뇨2형 치료제에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에는 흔히 말하는 젊어지는 약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것이 아닌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령화 시대에 맞게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는데 필요한 경구용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가고 있습니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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