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타면 경마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자기 능력이상으로 욕심을 내다가 패가망신한다는 뜻이다. ‘경마’에는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숨어있다.하지만 최근들어 경마와 경륜, 경정등 도박산업을 세수확대를 위한 신규 아이템으로 활용하려는 기초자치단체가 급격히 늘고 있다.
 간단한 통계를 봐도 올 4월 현재 57개의 공공 도박시설이 운영중이며 앞으로 3∼4년내에 우권장(개싸움장), 경견장등 지자체가 운영하는 100여개의 도박시설이 추가로 생길 것으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경마장은 과천, 제주 내년 개장 예정인 부산경마장이 있으며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는 서울 강남과 강북, 천호, 마포, 대구, 대전, 구리, 부천등 전국적으로 28개소에 달하고 있다.또 경륜장은 서울과 창원, 부산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수원과 상봉, 대전 유성등 14개소의 장외발매소가 운영중이다.
 경정은 미사리 경정장이 운영중이며 올 개장 예정인 청도 우권장을 비롯 내년 상반기중에 부산경마장이, 2007년에는 대전경륜장과 광주전남 경륜장이 개장할 예정이다. 이밖에 각시ㆍ군이 경쟁적으로 경마장 장외발매소를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에도 지난해 화상경마장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저항에 부딪쳐 보류했던 청주시와 청원군이 화상경마장을 추진중이며 제천시가 110억원을 들여 청풍문화재단지 인근에 경견장을 유치키로 한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자체의 발빠른 유치전략으로 경마, 경륜, 카지노등 공공 도박산업의 지난해 총매출은 15조 8천8127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14.1%, 3년전에 비해 2.4배가 증가하는등 해를 거듭할 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지자체가 도박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세수확대와 고용창출에 기여하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청원군은 화상경마장을 운영하고 있는 광주동구청과 대구달성군등 5개 지자체가 최저 4억5천300만원부터 최고 42억원의 레저세를 징수했으며 80명 내외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실례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앞장서서 도박산업 유치에 혈안이 되고 있는것에 대한 부작용과 비판의 소리도 만만치않다.
 한국마사회의 ‘병적도박 실태조사및 치료프로그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박중독자는 성인인구의 9.3%에 해당하는 300만명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보다 무려 3.6-4.6배 높은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추세로 볼때 도박중독자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전국토의 도박장화로 ‘대한민국이 도박공화국’이 될것이라는 비아냥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에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발전만을 최우선으로 하며 살아온 우리 사회에 배금주의와 한탕주의가 판치고 성실한 노동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서민들의 투기심리에 편승한 지자체의 행태에 우려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수확충도 좋지만 브레이크없는 지자체의 사행심리가 경제불황에 신음하는 서민들의 ‘대박 신드룸’을 더욱 부추기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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