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복 '패밀리 룩'개발로 대중화에 앞장설 것"
대학 4학년 취업준비 중 창업 결심… 기성복보다 비싼 한복 일상화 고민
창업한지 1년만에 대전 백화점 입점…제품 디자인부터 판매까지 직접 처리

박설희 대표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마련된 서리나래 쇼룸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br>
박설희 대표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마련된 서리나래 쇼룸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서리나래의 뜻은 제 이름인 설희와 날개라는 순 우리말인 나래를 합친 것이에요. 잊혀져가는 한복이 다시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어요" 여성 1인 기업으로 창업해 연 매출 3억 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설희(27) 대표는 한복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평범한 여대생 시각, 핵심전략

충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던 학생이었다. 그런 그에게 창업이라는 도전은 생활 속에서 평범하게 찾아왔다. "누구나 그렇듯 우리나이 또래 여학생들은 옷에 관심이 많아요. 의류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게 하나의 취미가 되곤 하죠. 그러던 중 생활한복 카테고리의 옷들이 너무 예뻐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경영학도였던 박 대표는 디자인적으로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일반 기성복보다 비싼 한복을 대중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한복이라는 옷 자체가 고급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10~20만원을 넘어서는 제품이 많았어요. 가격만 맞추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문득 들게 됐죠" 박 대표는 그 길로 시장조사에 뛰어든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보니 수요는 있는데 그에 맞는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비교적 저렴한 원단으로 직접 옷을 만들고 개인 블로그에 올려봤어요. 그랬더니 옷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그날 이후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당시 박설희 대표는 대학교 4학년 24살 학생이었다.
 

서리나래 오프라인 매장. /서리나래 제공

#'실패' 맛보고 초심으로

1인 기업으로 창업해 온라인 판매를 이어가던 박 대표의 최종 목표는 백화점 입점이었다. "창업 당시에는 5년 뒤에도 이루기 힘든 머나먼 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회가 빨리 찾아왔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게 된 '서리나래'는 창업 후 1년이 지난 후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 입점을 제안 받는다.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된 매장 입점이었지만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죠.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돼 입점하게 됐어요"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7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게 된 박 대표는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목표만 생각하다보니 놓친 것들이 많았어요.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자신이 준비가 되지 않은 사실을 몰랐다는 거죠.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 되면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되는 매장 재고량이 있어요. 급변하는 패션시장에서는 매달 10~20개의 신제품을 쏟아내야 하는데 그 물량을 감당하기 벅찼어요. 또 오프라인 매장은 30대 이상 손님이 많이 찾는데 서리나래의 제품은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이죠. 그리고 사회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직원 관리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모든 직원이 저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았죠. 그런 직원들을 이끌어가기에는 제가 너무 어리고 부족했어요" 박 대표는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7~8개월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적자 폭도 커지고 눈앞이 깜깜했어요. 결단을 내려야했죠. 제게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오프라인 매장운영이 결국 '실패'라고 판단한 박 대표는 기존 매장과 직원들을 모두 정리하고 다시 1인 기업으로 돌아간다. 청년 사업가로서 화려한 시절을 맛 본 그에게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다.

 

서리나래 제품 사진. /서리나래 제공

#생활한복 '대중화'

1인 기업으로 돌아온 박설희 대표는 현재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사무실에서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판매까지 모든 업무를 직접 처리하고 있다. "2015년 창업 때와 외적으로 규모는 같지만 내적으로 많이 성장했어요. 이곳에서 생활한복 대중화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갈 생각입니다" 평소에도 생활한복을 입고 다닌다는 박 대표는 "청주에서는 사실 생활한복을 입고 다니는 분을 많이 보지는 못해요. 하지만 서울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녀요.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는데 맞아요. 일반인이 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왜냐하면 생활한복이 그만큼 세련되고 멋스럽기 때문이죠" 박 대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한복이 재조명 받고 있다고 말한다. "서리나래의 특징은 청바지나 블라우스랑 믹스 매칭 할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거에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더 많이 호응해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저희 업체만의 페밀리 룩을 개발하는 것이 1차적 목표입니다. 그렇게 준비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찾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패션과 관련한 기반시설이 전무한 충북에서 한복 브랜드를 창업한 한 박 대표는 남들보다 2~3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충북에는 생산라인이 부족해 기능성 제품 만들기도 어렵고 시장조사를 하기위해서는 하루를 소비해 서울을 다녀와야 해요. 하지만 충북 유일의 생활한복 전문업체라는 프리미엄을 느끼며 노력하고 있어요" 자신이 만든 옷을 사기위해 전국에서 '서리나래 쇼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박설희 대표는 충북 대표 생활한복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서리나래 제품 사진. /서리나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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