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소확행' 트렌드 담긴 수공예품 대박 꿈꾼다

문찬영(왼쪽), 이준희 대표가 충북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청년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문찬영(24), 이준희(28) 대표 역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충북대 창업지원센터 지하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맞게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제품을 만든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찬영 대표가 신발 커스텀 작업을 하고 있다. / 95도씨

#신발 커스텀 업체 '95도씨'

충북대학교 패션디자인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문찬영 대표는 기존에 출시된 신발에 페인팅, 자수, 열전사 등의 방법으로 커스텀 해 제품을 되팔고 있다.

남들이 신지 않는 자신만의 신발을 갖고 싶어 재미삼아 만든 커스텀 신발이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 길로 뛰어들었다는 문 대표는 "제가 만든 신발을 보고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용돈벌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만들기 시작 했는데 수요가 늘어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이제 막 첫발을 뗀 신생업체입니다"

지난 6월부터 정식판매에 들어간 95도씨는 창업 직후부터 밀려드는 주문에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른 업체에 커스텀을 맡기면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려요. 하지만 우리는 3~5일이면 소비자가 제품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작시간 단축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문 대표는 직접 개발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에 어필하고 있다. "디자인 개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디자인의 신발을 신는지 확인하는 것이에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신발을 보는 것만으로 많은 공부가 됩니다. 또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문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만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확신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기성세대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지는 커스텀 문화를 대중화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짝퉁, 반항아의 이미지 탓에 커스텀은 아직 매니아층에만 머물러 있는 문화에요. 저는 부드러운 감성, 긍정적 이미지를 통해 커스텀 대중화를 이루고 싶어요"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 한 신발이 '95도씨 제품'을 의미한다는 문 대표는 향후 자신이 '신발타투이스트'로 불리길 바랐다.

"충북에서 패션사업은 정말 어려워요" 커스텀 제품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고충을 내비친 문 대표는 "그래서 더 오기가 생깁니다"라는 말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함께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에도 패션관련 학과는 많아요. 하지만 재능 있는 친구들이 서울에 올라가서 지방출신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성공해야 합니다. 현재 95도씨 직원 모두 학교 친구들로 구성돼 있어요" 문 대표는 자신이 성공해야 다음도 있다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막리가죽공작소 에어팟 케이스. / 막리가죽공작소

#특별한 색 찾는 가죽공예 '막리가죽공작소'

"고객 고유의 색깔을 찾아 가죽제품을 만들어 드려요" 개인의 특성에 맞는 색을 진단해 제품을 만드는 '막리가죽공작소' 이준희(28) 대표는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창업 꿈나무다.

"22살 때부터 창업에 문을 두드렸어요. IT기업 쪽으로 창업을 시도했던 적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어요" 창업에 대한 열망은 강했지만 거듭되는 실패로 좌절을 맛 본 이 대표는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사업이 잘 풀리지 않게 되면서 나한테 문제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가죽공예를 떠올렸어요" 경영정보학과를 나온 이 대표는 1학년 때까지 패션디자인정보학과 학생이었다. 손재주가 남달랐던 이 대표는 대학시절 만든 가죽필통을 통해 가죽공예에 대한 창업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죽공예 기술을 배운 이 대표는 퍼스널 컬러사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서울 신설동 가죽시장이나 동대문 시장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가죽, 새로운 색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우리 업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죽의 선택 군이 넓고 고객에 맞는 색을 제안하고 디자인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1대1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이 대표는 주문제작 형태로 운영하다가 에어팟 케이스 등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온라인쇼핑몰을 개설해 영업을 시작했다.

재창업을 통해 새로운 한걸음을 뗀 이 대표는 "다시 창업을 도전할 때 앞이 막막했는데 지역 전문가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제게 바라는 것 없이 순순한 마음으로 여러 가지를 알려주셨어요"라며 같은 지역에서 도전하는 젊은이라는 이유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창업 지원금을 받아 꿈을 키우고 있는 이 대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는 창업 지원금, 즉 국민의 세금으로 창업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성공한 CEO가 돼서 일자리 창출을 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너무나 먼 꿈이지만 도움 받으며 성장하는 청년들이 꼭 지니고 있어야할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95도씨에서 제작한 제품. / 95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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