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시 액세서리 속 숨은 버튼 '꾹'… 안심귀가 책임
위험 노출시 안전 어플리케이션 활용하기 쉽지 않아 2016년 창업
액세서리 형태 부착형 제품 개발…가방·옷·휴대폰 등 활용도 간편

김다혜 로즈벨 대표가 직접 개발한 안전 어플리케이션 앱을 설명하고 있다. / 신동빈
김다혜 로즈벨 대표가 직접 개발한 안전 어플리케이션 앱을 설명하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난 2016년 4월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을 뉴스로 접한 김다혜 로즈밸 대표는 여성이 위험에 노출됐을 때 좀 더 빠르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던 김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같은 해 9월 여성전용 호신업체 창업을 하게 된다.



#블루투스 기반 시스템

블루투스 기반 제품. / 로즈벨 제공
블루투스 기반 제품. / 로즈벨 제공

La belle rose pour elle(그녀를 위한 아름다운 장미)이라는 프랑스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김 대표는 버튼 하나로 자신의 위험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 생존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폭력 등 범죄발생 시점과 신고시간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최근 휴대푠 안전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있지만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활용되기는 쉽지가 않아요. 휴대폰 잠금장치도 풀어야하고 어플리케이션도 눌러야하죠. 위기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일반인들이 대처하기에 쉽지않은 것이 현실입니다."라고 설명한 김 대표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위기상황에서 피해자는 휴대폰을 상대방에게 빼앗기거나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시작되요. 로즈벨 제품은 가방이나 옷 등에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는 악세서리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나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셈이죠."

제품 안쪽에 숨어있는 버튼을 누르면 미리 등록된 지인들에게 안내 메시지와 위치가 전송되고 녹음이 시작된다. 김 대표는 "위기에 처한 여성이 일정시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 됩니다. 또, 일반 어플리케이션보다 위치를 특정하는 정확도가 높은 게 우리 제품의 강점입니다."라고 제품 작동방식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제품 자체에 너무 많은 기능이 있어 이용자들이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이용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완성도 높은 제품을 다시 한 번 출시할 계획입니다."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로즈벨 안전 네트워크 구축

안심귀가 서비스 앱. / 로즈웰 제공
안심귀가 서비스 앱. / 로즈벨 제공

"단순히 위험이 닥쳤을 때 구출신호만 보내는 것에만 머무른다면 긴박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어요. 우리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까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심귀가·안심여행길·안심상가 안내 등이 실생활에서 위험노출을 최소화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평소 이용자가 다니는 귀가길이 아닌 다른 경로로 이동하면 지금 안전한 상황인지 물어보는 메시지가 전송돼요. 답변이 없으면 단계별 SOS 절차로 넘어가죠. 이밖에도 타 지역을 여행하거나 할 때 범죄 없는 안전한 길이나 밝은 길 찾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이러한 정보가 축적되면 이용자 간 공유를 통해 안전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신고버튼을 눌러서 단순히 구조를 요청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나의 안전을 사법기관에 의존하기보다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하고 지켜나가는 것이죠."

이밖에도 어두운 골목길 밝히기, 안전한 귀갓길 만들기 등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신문고 등 다양한 앱을 통해 이러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공동대응을 통해 단순히 고장 난 가로등을 고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바라봤을 때 개선돼야 할 점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반영될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요."


#안전평등, 삶의 기본

데모데이 행사. / 로즈벨 제공
로즈벨 안심귀가 서비스 데모데이 행사. / 로즈벨 제공

로즈벨은 현재는 여성이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개발을 하는 여성 호신용품 업체가 타이틀이지만 자리를 잡고나면 아동·청소년·노인 등 연령별 특성에 맞는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 제품을 통해, 우리 시스템을 통해 조금이나마 안전평등이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면 사람들은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어요. 로즈벨은 안전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범위에서 계속해서 제품 개발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 "사법기관이 범죄로 보기 어려운 가벼운 스토킹 같은 경우에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한 공포심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공권력이 개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죠. 이러한 부분을 로즈벨이 네트워킹을 통해 보호하는 것입니다."

로즈벨 창업 당시 여성용으로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여성을 나약하게 비추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했다는 김 대표는 "현재 20~30대 여성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서비스를 많이 필요로 하고 있어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기술적으로는 모든 계층을 염두하고 있다"며 창업취지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이 충북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싶다"며 "현재 안전 시스템 기반 전문업체가 전국에 2곳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충북에 머무르지 않고 수도권에도 전파해 국내 대표 안전기반 네트워크 구축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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