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업] 7. 보은 ㈜산마을
전직원 13명…잦은 퇴사 화합 어려움
휴가·칼퇴근 보장 여가생활 존중
충북새일본부 인력수급·교육 조력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 위치한 분말류·소스류·드레싱류 제조업체인 ㈜산마을 직원들이 사무동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전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휴가 보장, 정시퇴근, 연장근무 제로 등이 정착돼있다. / 김미정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 위치한 분말류·소스류·드레싱류 제조업체인 ㈜산마을 직원들이 사무동 앞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전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휴가 보장, 정시퇴근, 연장근무 제로 등이 정착돼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 위치한 분말류·소스류·드레싱류 제조업체인 ㈜산마을은 '삼양식품', '오뚜기라면', '목우촌', '하림'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기호에 맞게 식품 고유의 맛을 부여한 베이스원료를 생산하면서 2000년 벤처기업 지정, 2007년 이노비즈기업 선정, 2014년 보은군 우수기업 선정 등의 결실을 맺었고, 2009년에는 보은대추산업육성사업산학협동연구에 참여했다. 

하지만 외곽에 위치해있어 주변시설이 전무하다 보니 장기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직원 13명의 작은 조직의 화합·소통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의 '출근이 기대되는 일터문화 조성사업-행복기업(氣up)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보은 ㈜산마을을 취재했다.

㈜산마을 생산시설에서 스프류 포장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김미
㈜산마을 생산시설에서 스프류 포장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김미

# 산속에 위치주변과 고립

㈜산마을은 말 그대로 산속에 위치해있다. 주변에 상가시설은 물론 건물이 전무하고 보은읍과도 10분 거리에 있다. 홀로 고립돼있다 보니 점심·저녁 식사는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식사시간 이외에는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어려울뿐더러, 회식도 쉽지 않은 여건이라 조직 화합이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정관 이사는 고립된 장소에서 오는 정주여건의 단점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회사 앞에 하천도 흐르고 사시사철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21년간 외진 곳에 회사만 떨어져있다 보니 구인문제라든가 직원들의 적응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김정관 이사)

길 건너편에 유일하게 있던 한 식품제조업체도 2010년 설립돼 3년만에 도산해 문을 닫았다.

"간식을 먹으려고 해도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서 사와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횟수가 줄게 되고."

김 이사는 기업간담회, 일자리협력망회의 등 외부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정관 ㈜산마을 이사. / 김미정
김정관 ㈜산마을 이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 김미정

# 전 직원 13명 조직문화 중요

열악한 정주여건은 장기 고용 유지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전 직원 13명의 작은 조직이다 보니 잦은 퇴사는 조직의 소통·화합에 직접적 피해를 안겼다. 여기에 직원 연령대가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것도 조직융화에는 걸림돌이 됐다.

"적은 인원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조직문화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많은 인원이 퇴사하고 이직하는 건 아니지만, 퇴사자가 생기면 충원될 때까지는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대신해야 하니까 힘들죠."

조력자로 나선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보은취업지원센터는 ㈜산마을에 조직문화의 '소통', '화합'을 위해 중점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8월과 9월 타로카드를 통해 자기에 대한 이해와 타인존중 교육, 집단상담을 진행했다. 법정교육 이외에 외부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에는 레크레이션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심어주고 화합의 장을 열어주었다. 조금씩 동료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서로 함께한다는 조직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새일본부는 지난해에는 성희롱예방교육, 근로자 직장예절교육도 진행했다.

"변화는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돼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듣고 조직문화를 바꿔가려고 합니다. 미약하나마 새일본부의 교육 지원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산마을은 장기고용을 위해 임금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지원으로 지난 10월 이뤄진 장기 고용유지를 위한 직원 화합 워크숍 모습. /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제공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지원으로 지난 10월 이뤄진 장기 고용유지를 위한 직원 화합 워크숍 모습. /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제공

 

# 화장실·식당 등 시설개선 시도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시설개선도 손댔다. 전 직원 13명이서 생산동, 사무동, 부자재 창고 등 2천300평(7천590㎡)에서 일한다.
2011년 5월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와 여성친화 일촌기업 협약을 맺은 ㈜산마을은 충북새일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새일본부는 2016년 여성친화기업환경개선사업으로 화장실 개보수를 지원했다. 비데 설치 등 화장실을 작지만 깔끔하게 리모델링해줬다. 동시에 회의실, 실험실, 식당, 외국인기숙사 등의 시설도 새단장했다.

"2014년에 보은에 부임해서 왔는데 건물이 노후돼서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민망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대대적인 개보수를 했죠."

㈜산마을에는 네팔 국적 근로자 2명도 함께 근무하고 있어 외국인기숙사도 개선해줬다. 외국인근로자는 연봉도 한국인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서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했는데 언어 걱정이 컸는데 2명중 1명은 한국어를 제법 잘해요. 근무한지 1년3개월 됐는데 현장근무도 뒤떨어지지 않아요."

㈜산마을 직원이 연구실에서 분말스프를 개발하고 있다. / 김미정
㈜산마을 직원이 연구실에서 분말스프를 개발하고 있다. / 김미정

# 칼퇴근·휴가 보장…연장근무 없어

전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칼퇴근, 휴가가 보장돼있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의 제도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돋보인다.

10월에는 전체 31일중 11일을 쉬었다. 토~일 휴일 이외에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이 포함됐고, 한달에 평일 하루를 잡아 단체 연차를 쓰고 있기 때문에 26일 금요일에 휴무를 가졌다. 모두 유급휴가다.

"달력에 빨간 글씨인 날은 다 휴무입니다. 연장근로도 없고, 본인 여가시간이나 자기개발할 시간을 누릴 수 있어요. 여름휴가도 '9일간'으로 대기업 못지 않습니다."

휴일 근무가 없고 여름휴가가 주말 포함 장장 9일이다. 근무시간은 주52시간을 지키고 있다.

"제조업이다 보니 개별로 쉬기는 어려운 여건이라 한달에 한번 금요일에 전 직원이 쉽니다. 휴일은 저희가 자율적으로 정해서 쉽니다."

외곽에 위치해있다 보니 직원들간 카풀로 출퇴근하면서 '칼퇴근(정시퇴근)'이 현실화됐다. 유류비는 회사에서 지원한다. 출퇴근을 함께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늘려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이 절반은 보은에, 절반은 청주에 살아요. 관리자급들이 청주, 보은 등에서 한 차로 직원들을 태워 카풀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관 이사의 바람은 '가족적 분위기속에서 일하는 것', '변화를 통해 천천히 바꿔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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