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소상공인 경제상황 악화에
'폐업 여파' 장기 체납자도 늘어
천안시 "분할납부 방법 살펴달라"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연일 이어지는 한파보다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상황이 더 매섭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가운데 천안에서는 세금도 내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요란하다.

천안시 신방통정지구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50). A씨는 11월 부과된 상하수도비와 도시가스요금, 전기세 등을 일체 납부하지 못했다. 당장 도시가스가 공급 중단을 통보해 와 우선 도시가스요금부터 낼 요량이지만 다른 미납금이 영 부담스럽다.

A씨는 "3년 전 24시간 운영으로 가게를 시작했지만 얼마 전 야간 영업을 포기했는데, 이제는 아침 장사도 포기해야할 상황이다"면서, "그 많던 손님이 다 어디로 갔는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3명까지 고용했던 종업원을 모두 정리하고 주방과 홀을 오가며, 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달 적자인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천안시에 따르면 17일 현재 천안지역 상하수도요금 체납은 3만 7천여건, 18억 7500만원에 달한다. 1년 전 2만여건, 3억 5천만원과 비교해 체납건수는 1.7배, 체납액은 5.3배 증가한 수치다. 체납건수 대비 체납액이 더 증가한 건 장기 체납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재산세 체납액도 2017(2016년 12월 31일 기준)·2018(2018년 9월 30일 기준)년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비교한 결과 163억원에서 19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500만원 이상 체납자의 체납이유는 부도와 폐업이 185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곤란이 92명, 사업부진이 49명으로 뒤를 이었다.

시 관계자는 "각종 체납액은 연말 납부를 독촉하면 수치와 건수가 줄어들겠지만 서민들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관련 부서에서 분할납부 방법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이 19세 이상 남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70.9%에 달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