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시 내부온도 감지 후 약제 방출…초기진압에 효과적

파이어킴 김병열 대표, 김호연 영업팀장, 이명진 부장이 스마트 소화기 STICK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파이어킴의 스틱 자동소화기는 화재로 인해 내부 온도가 100℃~110℃로 상승하면 소화기 캡슐이 자동으로 온도를 감지, 소화약제를 방출하는 스마트 소화기다. 지난 2014년 12월 창업한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는 자사의 제품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ESS시설 사고 등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에서의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앞서가는 새로운 기준의 소화 시스템이라고 자부한다.


#'재난약자' 위해 시작된 개발

"일반적으로 가장이라면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 직장에서 평생 다닐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중 뭔가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실버산업에 대한 사업을 준비해보자는 결심을 하고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썼습니다" 39세의 나이로 10년 다니던 회사를 관둔 김 대표는 실버산업 선진국인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구상을 하게 된다.

"요양원을 다니며 공부하던 중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머무는 곳에 화재가 나면 인명피해를 막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불은 스프링클러 등 장치로 막을 수 있지만 연기에 의한 질식사는 막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화재사고 대부분이 배전반 발화 등 단순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 김 대표는 그 길로 요양원 사업구상을 접고 새로운 형태의 소화기 개발에 들어간다.

 

#STICK 진화하는 스마트 소화기

STICK 제품. /파이어킴 제공

스틱은 일명 '젖지 않은 물'이라는 별명이 있는 우수한 전기 절연력을 자랑하는 소화약제를 사용하고 있다. 또, 오존파괴 지수가 제로에 가까워 친환경 소재로도 유명하다. "스틱에 들어가는 소화약제는 글로벌 기업에서 사용하는 최고의 제품입니다. 이 제품을 얻으려고 수개월 동안 담당자를 쫓아다녔는데 만나주지를 않았어요. 이제 막 제품개발을 시작한 업체를 상대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끊질 긴 노력 끝에 미팅 시간을 잡았고 파이어킴 제품을 보는 순간부터 딱 30분 만에 계약체결 제안을 받았습니다"

고성능 소화약제를 확보한 파이어킴은 화재 발생 시 초기 감지가 어려운 배전반 등 소규모 공간과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 기타 복잡한 전기배선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은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품개량에 나섰다.

"내년 4월부터 출시되는 제품은 300㎜ 스틱제품은 50L 용량 이상의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설계돼 국제기준을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그리고 볼펜 심 보다 작은 사이즈인 100㎜ 이하 크기도 개발해 아주 정밀한 디지털기기의 화재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디자인 중입니다"

이밖에도 파이어킴은 소화기 자체에 디지털센서를 장착해 설치된 장소의 온도 및 습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대기업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소화기에 최초로 QR코드를 활용하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했고 소화기 성능을 확인하는 압력게이지도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개량했다.

"지난 2015년 갤럭시 노트 세븐 폭발사고 이후 배터리 폭발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이어킴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100% 주문제작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기업의 제품에 맞는 스틱 소화기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소화기 선도기업 도약

박람회에 참가한 파이어킴. /파이어킴 제공

"소방청 데이터를 보면 최근 수 년 간의 화재원인 비율을 살펴보면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21~22%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파이어킴의 스틱이 적재적소에 자리한다면 이러한 화재를 초기단계에 막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 전반에 들어온 만큼 스마트 소화 시스템이 적극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법 등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미국 등 해외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틱 제품이 나오고 소방산업기술원에 소화기 제품으로 등록되는데 만 2년이 걸렸습니다. 새로운 제품이다 보니 검증 기준이 없어 시간이 오래 걸린 겁니다. 규제가 기술을 못 따라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방은 2차 산업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 창업기업이다 보니 기술을 베낀 모방기업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체가 스틱 5만개 정도 계약하고 싶다고 접근해 우리 제품의 핵심자료를 가져간 후 파이어XXX라는 기업을 만들고 스틱과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회사차원에서 소송을 준비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막막한 상황입니다" 모방기업이 나왔다는 것은 자사제품의 시장성 및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이제 막 자리 잡기에 나선 창업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 창업 기업들이 2~3년 안에 문을 닫고 살아남는 기업은 또 다른 기업의 횡포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창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넘어 지역의 기업으로써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합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김 대표는 "대학에는 바이오 외 다른 과를 다니는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초제조창이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활용 되듯이 그 공간을 지역창업 기업들에게 개방해 창업단체를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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