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돌아오면 버릇처럼 푸르름이 가득한 교외로 탈출하려는 충동감에서 벗어나기 쉽지않다. 혼자만의 증세가 아닌 가족과 주변 이웃까지 나타나는 녹색중독증 으로 생각된다.

도시근교 가까이 있는 미동산수목원은 계절마다 부담없이 찾을수 있는 녹색휴양 체험지로 안성맞춤 이자 건전한 여가생활에 적격이다.

최근 이상기후 등으로 쉽게 볼수 없었던 겨울철 눈덮인 수목원내 배롱나무 끝가지에 맺힌 백설화의 아연한 광경이 그립고, 산정에 자리한 나목(裸木)들은 오연한 설경의 산수 묵화를 보는 듯 희고 흰눈은 먼 듯 가까운 착시를 일으키며 돌탑 언저리에 짝지어 노닐던 검은 딱새도 새삼 궁금해 진다.

정문에서부터 우람하고 빼곡한 숲이 먼저 싱그럽게 맞아주고 깊은 명상속에 조용하게 거닐수 있는 복자기 숲길은 이제는 절정의 운치에 이른다.

지난날에는 내장산이나 설악산에 날을 정하여 단풍관광버스에 동승하여 새벽부터 대중교통난으로 몸살을 겪으며 다녀오는 둥 그치고 오히려 심신마저 한없이 지쳤으나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오색으로 짙게 물든 한폭의 수채화 인냥 속출하는 단풍 경관숲에 매료되니 원거리 산행은 이미 접은지 오래이다.

계절따라 변화하는 등산코스는 짧은 듯한 아쉬움도 잠시이고 완주후에 느껴지는 보람과 상쾌함은 인체에 유용한 산림욕의 효과로써 숲을 가까이 할줄아는 이만이 가질수 있는 최상의 소유감이라하겠다.

도심속 시멘트 구조물에 식상해진 현대인에게는 황토길 따라 맨발로 걷고 달리는 이색체험이 생생 그자체이고, 라이프스타일(5都2村)을 추구하는 전원 건강생활까지도 챙겨주는 넉넉한 명소가 되고 있다.

개방당시인 10여년 전에는 키작은 수목이 대부분으로 그늘 숲이 부족하여 관람객이 느끼는 만족지수가 높지 않고 산림박물관과 생태원 등 건물이 주변 산림경관과 조화성이 미흡한 듯 하였으나 이제는 종합수목원의 품위도 갖추고 지붕추녀 끝자락까지 푸른 가지가 넘실거리니 숲에 전당으로서 옥에 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게 변모하였다.

아울러 미원을 감싸고 흐르는 맑은 개천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전용도로는 테마형 순환코스로 증설 개방되어 전국 MTB매니아들로부터 환상의 첼린저 코스로 자리매김 되었고 옥화구경의 절경지와 금관숲으로 이어지는 농산촌 문화교류의 상징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미각을 자극하는 먹거리 쉼터에서는 구수한 옥수수와 토종 닭찜으로 허기를 달래주고, 쌍이계곡 숲길에는 저마다 얼굴알리는 야생화 꽃길과 산열매 향수길이 어릴적 추억을 되살리고 산속에 옹달샘이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족을 은연중에 사로잡는다.

풍성한 청정 먹거리며 민물올갱이 장맛이 일품인 미원장터에 풍물거리를 돌아보면 하루해는 서산에 머뭇거린다.

조금 오래전에는 지나친 과외 열병으로 입시학원과 P.C게임방 등을 전전하며 자연과 접할수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에 애처롭게 하든 청소년들이 이제는 다양한 숲속 캠프을 통하여 꿈을 키우고, MTB 등 건강 레저활동 공간이 넓게 변화된 최근의 모습을 보며 선진 건강 미래사회를 훔쳐보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수목원내 산림박물관에 소장된 황폐했던 60년대 산림의 폐허된모습의 사진들은 일제시대 잔혹한 산림자원 수탈과 6. 25동란을 겪으면서 「산림은 없다」할 정도로 망가진 아픈 역사를 기억하게 하고 값진 교훈도 잊지않게 하며 빈약한 재정속에도 온국민이 함께한 국토녹화사업과 풍요로운 녹색국가 건설에 참여한 선조들의 땀흘림으로 오늘에서야 지속가능한 복지산림을 제공받게 되니 미동산 수목원이 산증인의 모델이 된 것 같다.

지난세월에는 지구환경이 소모적인 난개발로 인한 온난화 현상으로 예측불허의 엄청난 자연재앙이 불어 닥친 지구촌 미래를 소재로 제작하여 당시 세계인에 공포의 메시지를 준 영화 투머로(Tomorrow)의 예상은 빗나간 것 같지만 그동안 교토의정서발효와 함께 탄소배출권이 직접 거래되는 국제 교역시장이 활성화 되고 국내에서도 숲다운 숲 가꾸기 등 산림경영의 획기적인 전환으로 숲의 공익적 가치를 재인식 하므로써 「생명의 숲」그 희망의 열매는 긴 터널 밖으로 나오면서 신선한 공기로 가슴속을 채우듯이 숲과 사람의 어울림 마당에 우뚝선 아낌없이 주는 사랑의 숲이 여기에 있다. /충북도 산림과장 신 영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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