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이에는 오가는 연락이 끊어지면 시들해진다. 우리사회의 전통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거론한다. 예의라는 것은 겸양을 말하는 것이다.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행위가 예의다. 예의는 상대편을 존경하는 표현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하여 자타가 그렇게 인식하며 긍지와 자부를 느끼며 서로 예의있는 생활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근래에 와서 산업화와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대가족제도나 문중묘여살기등 과거의 다정다감했던 사회는 핵분열 현상으로 지리멸렬되고 고작 촌로가 고향을 지키고 묘소를 돌보는 꼴로 변모했다.

까닭에 가정예절이나 공중예절이나 이웃간의 예절도 점차 퇴색해 가고 있으니 한심하다. 엇그제 바오르 2세 교황의 영결미사에 고국땅에서 200만의 추도객이 도래하고 세계의 정상들을 합해서 약 400만명의 인류가 한 광장에 모여 가시는 교황의 영생을 기도했다한다. 이 얼마나 큰 어른, 인류 위해 속죄와 관용과 화합을 외친 거룩한 공왕의 영결에 최대한의 존경을 표했다니 아직 인류는 메마르지 않음을 알수 있다.

한 가정은 어른, 한 사회의 어른은 그 가정과 그 사회의 보배요 존경으로 받들어야할 어른이다. 우리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가르쳐주시고 성장시켜 사회진출의 터전을 마련하여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여 주셨으니, 이 보다 더 큰 은혜가 또 어디 있는가?

요사이에는 전화 휴대폰 편지 엽서 등 간편한 통신수단으로 안부를 문의하고 신상형편을 보살펴보고 하는 매체가 많아 간편히 비용절감으로 가능하다. 명절때나 떼를 지어 고향찾고 어른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통신수단으로 근황을 살펴드리고 이쪽 소식도 전해드려 기쁜 여생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서신(통신)이 갖는 사명이다. 나는 소식전하기도 좋아하지만 또 소식을 전해듣기를 낙으로 삼는다.

위 어른, 은사, 부모, 형제, 자매, 친인척, 친지에게 다정한 소식을 전하는 것이 이 사회를 살맞나게 하는 것이다. 소식을 받고도 답장없는 결례 무관심은 양식있는 사회인의 도리가 아니다. 겨울방학을 맞고 어린애들이 카드를 사들고 친구들에게 보내고 또 답장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모습에서 통신이 주는 삶의 보람을 더 느낀다.

그러나 정치 초년생들이 무턱대고 하는 사전선거운동, 이름알리기, 연하장이 금기시되는 것이지 다정한 인사 카드까지 금기시하는 것이 아니다. 되도록 많은 통신수단으로 이웃에게 정을 나누고 답을 주는 다정한 사회건설이 요구된다할 것이다.

/前경부고속철도 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원장 이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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