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9년 8월 19일은 프랑스 과학원에서 사진술에 대한 발명을 공표한 날이다.

사진술은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여 과학ㆍ산업ㆍ의학ㆍ정보 등 다방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달 표면에 착륙한 우주선에서 지구로 전송되는 사진이나 몸속까지 생생하게 촬영하는 내시경 모두가 사진술의 덕분이다.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사진술을 취미 생활에 이용하기도 하고 카메라는 모든 가정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던 사진이 범죄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공공장소에서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더니, 급기야는 학교 폭력예방을 위하여 학교 건물 안에까지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 결정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감시용 카메라를 학교 건물 안에 까지 설치한다는 것은 학교 폭력 예방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모든 학생들을 마치 범죄자로 취급하고, 사사로운 행동까지 감시하게 됨으로써 발랄하고 구김 없이 자라야 할 청소년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위의 경우와 설치 목적은 다르지만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계획했던 일이 있다.

밤마다 학교 안에서 비교육적이며 난폭한 사건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관ㆍ출입문ㆍ유리창ㆍ천정 등 기물을 파괴하고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 혹시나 건물에 옮겨 붙지나 않을까 하루하루가 조심스럽다. 술을 마시고 자리를 정리하지는 않더라도 술병만은 제발 깨지 말고 그대로 두고 갔으면 좋겠다. 깨어져 나뒹굴고 있는 술병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스럽다.

퇴근 후 다시 학교를 찾아 교내를 둘러보기도 하고, 경찰에 순찰을 의뢰해 보기도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하는 수 없이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여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였으나 만만찮은 예산 관계로 미루고 있는 중이다.

위의 두 경우에서 보듯이 학교 현장에서는 감시용 카메라가 필요악으로 존재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감시용 카메라를 통한 학교 폭력 예방책은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애정을 갖고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본교에서도 시설보호를 위한 감시용 카메라 설치에 앞서, 학교 운동장 주위에 어린이용 놀이기구와 함께 성인용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아 사람들의 왕래를 잦게 하였으며, 충주시의 협조를 얻어 학교 운동장에 조명등을 설치하여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주민들이 마음 놓고 운동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운동장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학교 시설보호를 위한 협력을 부탁하여 간접 관리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학교와 주민들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스스로 아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였다.

그런 결과였는지 아직은 속단할 수는 없지만 근래에는 학교 기물을 파손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다.

이와 같이 학교 폭력을 근절하고 학교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는 물리적인 방법에 앞서,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늘진 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하고 적극적인 상담활동을 통하여 밝은 세계로 인도하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공시설을 내 것처럼 아낄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 성숙될 수 있도록 사회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겠다.

그런 연후 학교 뿐 만 아니라 모든 공공장소에서 감시용 카메라가 사라지는 행복한 세상을 꿈 꾸어본다.

/ 충주 연수초교장 류인세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