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로 가격 내린 유기농 먹거리 제공"

유용 대표는 직접 육성한 아욱을 손에 들고
유용 대표는 직접 육성한 아욱을 손에 들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경기 불황의 장기화에 따라 지역 농촌도 침체기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농가들은 침체된 농촌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틈새작목 및 특화작물과 유기농 채소 등을 집중 육성해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매년 억대 매출을 올려 부농의 꿈을 실현중인 대표농가들을 찾아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유용 농장'은 오이, 완숙 토마토, 방울토마토 등 1만6천㎡의 규모의 시설하우스 농사를 지으며 연 1억5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 농장은 생산 농산물이 90%를 소비자와 직거래로 판매하는 등 탄탄한 판로를 기반으로 '부농의 꿈'을 실현시키는 한편 지역의 농가소득 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처럼 매년 억대 매출이 나오며 지역의 대표농가로 발돋움 했지만 유용(충북새농민회 회장) 대표는 탄탄대로만을 걷지 않았다.

진천 출신 유 대표는 농사일만 40여년을 해온 농업 베테랑이다. 그러나 오랜기간 농사일을 해온 그의 꿈은 사실 '경찰'이었다.

유복하지 않았던 가정 형편에 성인이 됐을무렵에는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농업전선에 뛰어 들 수 밖에 없었다.

"어린시절의 꿈은 경찰이었습니다. 그 경찰제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그러나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성인이 됐을 무렵에는 당장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당시 경찰 공무원의 월급이 매우 낮았다는 것도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같아요."

농업전선에 뛰어들 결심을 세웠지만 부족했던 기초 자본금이 문제였다. 여기에 농업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던 점도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유 대표는 남의 논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으로 첫 농사일을 시작했다.

밤낮으로 농사일을 매진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길때마다 땅을 샀다. 그렇게 수년이 흘러 자신의 명의로 된 땅 6천㎡를 갖게 됐다.

"첫 농사일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정말 절실했습니다. 아침해가 뜨기전에 나와서 달을 벗삼아 집으로 귀가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고 직접 재배한 작물에 대한 뿌듯함과 농사일을 하나둘씩 배울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저축하고 후손들에게 가난을 되물림 하지 않기 위해 땅을 구매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명의로된 땅을 갖게된 이후에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람이라도 하듯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택지개발에 토지가 수용되면서 받은 보상금으로 지금의 농지를 확보할 수 잇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도매시장에 의존했던 유통 과정 시스템을 탈피해 직거래의 전환을 시도했다. 여기에 규모가 커진만큼 더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켰다.

여기에 농장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며 이 직거래 판매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규모가 커진만큼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직접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거래 장터가 그 역활을 했죠.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값싸게 제공할 수 있고 저는 판로 확장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이 가능해졌습니다. 농산물은 생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판매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특히 수 십년째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에는 유 대표만의 철학이 담겨있다.

유 대표는 '내 가족의 밥상에 올라갈 수 있는 안심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이는 유 대표가 '유기농'만을 고집하는 이유다.

"처음부터 유기농 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해왔습니다. 지금도 새벽 4시면 하우스를 찾아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저녁 늦게까지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십년째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이 생활패턴이 익숙해졌습니다."

더구나 유 대표는 수십년간 농업을 연구해왔지만 여전히 최적의 온도, 습도 등을 기록하며 더 좋은 품질의 작물을 제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농사일을 시작하고 제일 처음 했던게 일기 쓰기 였습니다. 매일같이 날씨 등을 기록하고 특이사항을 정리해왔습니다. 이 일기가 수십년간 이뤄지다보니 방대한 데이터가 되더라구요. 이 시기에는 작물의 상태가 어땠고 또 이 시기에는 작물의 상태가 않좋았다 등 환경에 따른 다양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농사일 지역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생계를 위해 농사일을 해왔지만 어느덧 40여년이 지나 삶이 안정됐습니다. 이제는 주변으로 눈을 돌려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두 팔을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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