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2017년 400억원대 횡령사건이 발생한 ABB코리아가 횡령사건 이후 대규모 부당해고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제보자들에 따르면 ABB코리아는 횡령사건이 발생한 이후 같은해 8월부터 외국인투자지역에 위치한 천안공장에 본사직원을 투입, 대규모 감사에 착수해 지난해 4, 5월 두 차례에 걸쳐 16명을 해고했다.

해고자들은 회사가 먼지털기식 감사를 벌였고 경미한 위반 사례까지 무리하게 적용해 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례를 보면 A씨는 2017년 공무원 4명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식비 13만 원을 협력업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한 것이 빌미가 돼 해고됐다. B씨는 2011~2013년 공기업 고객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외 교육에 매년 동행해 관광비용 일부를 지불했다. 이중 2013년 8월께 C공기업의 해외교육에 참가해 식사비용으로 15만원을 지불한 것이 문제가 돼 해고됐다.

이들은 "ABB 측으로부터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으며 통역 문제로 자신을 보호하는 진술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사측의 강요로 영문으로 된 부동문자에 서명한 것이 직접적인 해고의 사유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의 이 같은 주장은 충남지방노동위와 서울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고, 중노위는 지난해 11월 이들의 해고는 부당하다며 복직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BB측은 이들의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 소송에 돌입했다.

해고자 D씨는 "이들은 고의적인 시간 끌기를 통해 해고자들이 지치길 기다리고 있다. 이미 실업급여 지급도 끝나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쳐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량 해고와 횡령 사건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ABB코리아 측은 "대외·대내적 기업윤리 신고채널로 보고된 사항으로 내부검토가 됐었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배전반 및 전기자동제어반 제조업체인 ABB코리아 재무담당 상무 오모(58)씨가 2017년 2월께 천안공장에서 회삿돈 400여억원을 횡령해 해외로 달아났다.

오씨는 2015년 2월~2017년 2월까지 재무담당 임원으로 일하면서 총 73회에 걸쳐 회삿돈을 3자와 공모해 개인통장이나 별도 계좌로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도피해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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