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악지역 대폐작업때 수반돼야 할 검정없이 주행
시 "검사업체 허가 받아 운영… 과정 잘몰라" 뒷짐

택시장비를 옮겨 장착하는 대폐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유창림
택시장비를 옮겨 장착하는 대폐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유창림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천안지역 상당수 택시가 제대로 된 주행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행하고 있지만 천안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오전 11시 천안시로부터 택시주행검사를 허가받은 A사에는 대폐작업을 받기 위한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미터기, 신호기, 카드결제기 등을 옮겨 장착하는 대폐작업은 20여분간 진행됐으며, 작업을 마친 택시들은 택시등을 켜고 A사를 빠져나왔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택시요금미터를 제작·수리·수입 또는 사용하는 자는 그 택시미터에 대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검정을 받아야 한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간 격차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택시 차량 교체기간은 3~4년으로, 차량 교체 때마다 택시기사 등은 구차량에서 신차량으로 택시장비를 옮겨 장착하는 대폐작업을 해야 한다. 대폐작업이 이뤄질 경우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주행검사 검정이다.

주행검사는 택시가 실제 달린 거리와 요금 부과가 일치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승객과의 관계성이 높다. 이 같은 이유에서 각 지자체는 검증기관을 허가하고, 해당 기관을 통해 택시미터기 주행검사를 하도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4일 오전 A사에서는 택시 대폐작업 과정에서 주행검사 장비는 사용되지 않았다.

주행검사 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주행검사 장비보다 도로주행이 정확하기 때문에 검정요원이 동승, 도로주행으로 검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날 검정요원의 동승은 없었다.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지역 검증기관은 2곳이다. 천안지역 2150여대의 택시 중 70%가량이 A사에서 대폐작업 및 주행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의 경우 주행검사 과정이 CCTV로 찍혀 기록으로 남고 있지만 A사의 경우는 기록이 없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주행검사 없는 A사의 대폐작업이 공공연한 비밀로 퍼져있다.

이와 관련 천안시 관계자는 "주행검사 업체는 기관의 허가를 받아서 운영되는 업체이기 때문에 시에 보고를 하지 않는다"면서 "허가를 내줄 때 장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점검은 했지만 제대로 검정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키워드

#택시미터기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