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겨농법'으로 지역에 친환경 농업 정착 선도

박지환 성재농장 대표는 "한때나마 친환경농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환 성재농장 대표는 "한때나마 친환경농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지역의 친환경 농업이 자리잡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전히 친환경이라는게 쉽지 않은 길이죠."

청주시 청원군 오창읍 성재농장 박지환(58)대표는 지역에 친환경 농업이 정착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박 대표는 1993년 당시 32살 젊은 나이에 성재리의 이장을 맡으며 마을에 기존의 관행 농업을 탈피한 친환경 생명농업을 선도했다.

"처음에는 16농가가 동참해 지역 농가의 미래를 걸고 쌀과 채소 재배를 친환경농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초대 유기농쌀작목반장을 맡았지만 이 친환경 농업이라는게 당시에는 정말 생소했고 지금처럼 시설이 좋지도 못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몇년 동안은 적자만 봤죠."

기존의 농약과 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중 특히 제초작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여기에 병충해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도 골칫거리였다. 수 년간의 고배를 마신 박 대표는 친환경농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1년 친환경농업교육을 시작으로 영농기술 환경농업반 벼농사과정, 친환경농업교육, 흙살림 친환경농업기본교육 등 을 수료하며 친환경농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았다.

"젊음의 패기로 뛰어든 친환경농업이었지만 사실 본격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시작한 것은 수년간의 고배를 마신 뒤 였습니다. 친환경 농업의 기술 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지식의 부족함을 깨닫고 각종 전문 교육을 수료했죠. 그랬더니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박 대표는 수 년간의 실패를 바탕으로 '쌀겨농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현미를 도정할때 생기는 이 쌀겨는 비료의 3요소인 질소, 인산, 칼리가 풍부하고 각종 미량성분이 함유돼 있는 등 비료를 대체할 수 있었다. 여기에 쌀겨는 미생물의 활동도 활발하게 만들었다. 특히 제초작업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했다.  여기에 우렁이의 물 속에 잠긴 풀만 먹는 습성을 이용한 친환경 우렁이농법을 도입해 본격적인 '친환경 유기농법'에 뛰어들었다.

"한때나마 친환경농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노력에 비해 뚜렸한 결과물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친환경농법인 쌀겨농법과 우렁이 농법의 도입으로 친환경농업을 본격화 할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친환경농업을 시작한지 수년만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박 대표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42만3천㎥의 면적에 유기재배 벼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작물들을 생산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친환경 농법 노하우를 지역 농가에 전수하며 당시 16농가에 불과했던 오창지역 친환경 유기농가를 207개 농가, 8개 유기농 작목반, 240만㎥의 면적으로 확대시키는 등 오창을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더구나 유기농작목회 회장을 맡아 지역의 유기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기농산물축제 '개최하는 등 친환경농업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이 지역축제는 이후 전국 대표적 친환경농산물축제인 '청원생명축제'로 확대됐다.

"유기농작목회 주관으로 개최한 유기농산물축제는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제공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오창 유기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이후 4년간 지속된 이 축제는 청원군시절 군축제로 승화됐고 청주·청원의 통합 이후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농산물 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의 중심에는 오창이 있었죠."

박 대표는 최근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품질 좋은 친환경농산물을 싼가격에 보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 판로확대 등을 고심하고 있다.

"지역의 친환경 우수농산물의 생산량을 늘고 있지만 여전히 유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농업기술의 발달로 과거보다 편의성이 발달됐지만 여전히 친환경 농업은 손도 많이 가고 신경쓸게 산더미입니다. 그러나 재자리 걸음 수준인 쌀 가격의 인상, 지역의 영세농가의 부족한 유통망 등 어렵게 친환경 농업에 뛰어든 농업인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지자체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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