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부터 텃밭농사 짓던 값진 경험 토대 '농부의 길'로

괴산 감물면 도전로 1길 171-12, '라온농장' 김진민 대표(27)는 귀농 4년차이다. 올해는 밭 8천여평에 감자, 옥수수, 양배추, 브로콜리, 고추, 콩, 배추(절임배추)등 7종류의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가 부인 김지영씨(32)와 호연(3)군과 함께 양배추 밭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서인석
괴산 감물면 도전로 1길 171-12, '라온농장' 김진민 대표(27)는 귀농 4년차이다. 올해는 밭 8천여평에 감자, 옥수수, 양배추, 브로콜리, 고추, 콩, 배추(절임배추)등 7종류의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가 부인 김지영씨(32)와 호연(3)군과 함께 양배추 밭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서인석

[중부매일 서인석 기자] 14살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한 괴산 감물면 도전로 1길 171-12, '라온농장' 김진민 대표(27)는 귀농 4년차이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경기도 하남에서 친환경으로 300평정도의 텃밭농사를 10년정도 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부모님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삽과 낫 등 농기구를 만졌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유기농업 단체인 '정농회'에서 활동하게 됐다. 정농회에서 전국의 다양한 농촌선배를 만났고 그분들과 이야기하면서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고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일찍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시작하자"라는 생각으로 군복무후 결혼과 함께 바로 괴산 감물면으로 귀농했다. 김대표는 부인 김지영씨(32)와의 사이에 호연(3)·도연(1)군 등 2남을 두고 있다.

▶괴산군 감물면에서 정착

김 대표는 귀농하기전 전국에서 농사짓는 많은 분들을 알고 있었기에 본격적으로 귀농하려고 했을 때 본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오라는 제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인의 도움없이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많은 제안들을 뿌리치고 아무도 모르는 지역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살고 있는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안민동 마을분을 알게되었고, 어떤 동네인지 구경하고자 방문했다. 겨울철이여서 자연스럽게 마을회관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마을 이장님, 노인회장님, 새마을 지도자분 등 동네 주민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젊은 청년이 귀농을 하려고 알아본다고 말씀드렸더니 이장님을 비롯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안민동 마을에 오라고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감물면에 정착하게 됐다.

▶시작은 300평···지금은 8천평으로 늘어

귀농 첫해에는 마을분들의 도움을 받아 옥수수 밭 300평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멘토멘티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또한 감물면에 있는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을 알게 됐다. 거기서 이도훈 전 대표를 멘토삼아 6개월동안 배우게 되었고, 2년째부터는 조합원으로 가입해 자연스럽게 활동했다. 그래서 법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었다.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농사만 하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로 김 대표가 농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친환경으로 했기 때문에 쉽게 적응 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귀농 2년차인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인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2천평의 땅을 임대해 감자,옥수수, 양배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특히 감물 지역의 특산물들을 위주로 재배했으며, 법인에서 주로 생산하는 양채류를 시작했다. 3년차에는 규모가 좀더 늘어서 3천평정도 규모가 됐으며 4년차인 올해는 8천평까지 면적이 늘었다. 올해 재배하는 농작물은 감자, 옥수수, 양배추, 브로콜리, 고추, 콩, 배추(절임배추)등 7품종이다. 모든 땅은 임대농지며 아직 김 대표 소유의 땅은 없다.

▶동네 어르신·괴산군·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도움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부모님께서 농사를 짓지 않으셨기 때문에 농기계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농기계나, 농사짓기 위해 필요한 농자재들을 하나하나 다 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재정적으로 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이 괴산군 농업기술센터나 군청에서 지원해주는 사업들을 받아서 조금씩 마련하고 있다. 현재 청년 창업농으로 선정되어 한달에 80만원씩 보조를 받고 있으며 청년들을 위한 영농지원들을 받고 있다.

농사짓는 기술이나 방법부분에 대해서는 동네 어른신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작물을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기계다루는 법이라던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동네분들과 품앗이를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김진민 대표는 "처음 정착하면서 어려움점들은 군이나, 농업기술센터, 동네 어르신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서 극복했다"며 "앞으로는 잘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거·이동수단·기상변화 등 도 극복해야

농촌지역에 살다보니 주거문제도 어렵다.

처음 귀농했을 때 마을에 빈집이 없어서 컨테이너 하우스를 갖다놓고 살았다. 현재는 아내와 아이 두명이 있는데 좀더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는 공간확보도 필요하다. 농사지으면서 돈을 모아 집을 사기도 어렵고,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은 잘 나오지 않고, 결국에는 빚을 내어 땅을 사고 집을 짓던지, 사던지 해야되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들이 귀농하는 청년 귀농인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다.

이와함께 이동수단도 어려움이 있다. 처음에는 차도 없어서 하루에 3번 마을로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타고 나가거나 동네분들 도움을 받아야 나갔었다. 이동수단이 없으면 시골에서는 생활하기가 무척 어렵다.

현재는 트럭한대와 승용차 한 대가 있으며 유지관리비도 많이 들어가고 있다.

20대 또래가 많이 없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주변에 나이드신 어르신들만 계시고 또래가 없기 때문에 소통하고 대화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농사짓는 청년들의 모임인 '괴산군 4-H'를 알게 되었고, 활동을 하면서 외로운 부분이나 소통의 어려움은 많이 해결 되었다.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점점 기상변화로 인해 폭우나, 폭염이 많아졌고 그런 기후환경속에서 작물을 키워내기에는 시설 하우스가 아닌이상 참 어렵다. 앞으로 농사짓는 방향도 시설이 더욱 필요하다.

▶21세기 먹거리 책임지는 농부될터

올해부터 서울에서 귀농한 형님네와 협업농장을 시작했다. 농사일이 혼자서 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기 때문에 함께 협력해서 농사를 짓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실험삼아 해보고 있다. 일을 함께 함으로써 재미와 효율을 높이고 더욱 즐겁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와 함께 조합을 통해 생협이나 다른 곳으로 판매를 하지만 좀더 소비자와 직거래를 확장시켜 소통하고 교류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앞으로 젊은 청년들이 시골에 내려와 농사짓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한테 부족하지만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을 만큼 잘 정착해서 농사짓고 싶다. 그리고 시골에는 점점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에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부는 없어질 수 없다.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며 21세기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부가 되고 싶다.

괴산 감물 라온농장 김진민 대표(27)는 "가능성도 많고 도시에 있는 젊은 사람들이 귀농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꼭 시골에서 농사만 짓는다고 시골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이 농촌에서의 삶을 꾸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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