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센서로 모음·숫자 하나로 입력… 활용도 UP


 

장재완 키보플 대표가 휴대용 좌판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2016년 5월 창업한 장재완 키보플 대표는 컴퓨터가 개발된 이후 같은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키보드 자판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접촉센서를 부착해 기존 키보드보다 편리하고 간소화시킨 이 제품은 휴대폰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지막 도전

장 대표는 2년 전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키보플만의 키보드 개발에 박차를 가했지만 제품생산을 목전에 두고 사업을 접는 아픔을 겪는다. 핵심 연구원의 사정으로 모든 연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키보드앱 개발을 준비했지만 보안키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휴대폰 등에 연결해서 쓰는 간이 키보드를 직접 개발해보자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개발 95%까지 진행됐던 사업이 다시 '0'의 단계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제품이 생산되려면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핵심 연구원에게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면서 더 이상 이 일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개발했던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장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 제품생산만 시작되면 반드시 시장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주변 지인들의 격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번 실패를 하고나니 다시 시작하는 것을 주저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 고등학교 선배인 톰스 이문희 대표가 충북대학교 융합기술원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일부를 내줄테니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 줬죠. 그 길로 청주시 오창읍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장 대표는 지난 5월 국가지원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사업선정만 되면 올해 10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그는 50여 년 간 변하지 않은 키보드의 혁신을 준비 중이다.

◆숫자자판이 모음자판 속으로

키보플에서 개발 중인 센서인식(파란색)·모음+숫자(빨간색)형 휴대용 자판. /신동빈

"한글은 모든 글자가 자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모음을 먼저 누르면 오타가 되죠. 그래서 12개의 모음키에 다른 키를 혼용해서 사용하게 되면 현재 키보드 자판보다 30% 이상 간소화된 자판을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모음키 활용을 고심하던 장 대표는 글자판 위에 자리한 숫자판에 주목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숫자를 입력할 때는 자판을 눈으로 보고 입력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숫자는 좌우로 길게 늘어져서 배열돼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는데 모음위에 숫자를 올린다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은행원들을 보면 오른쪽에 있는 바둑판형 숫자판을 쓰는데 그 형태를 그대로 모음위에 얹히는 것이죠. 대신 바둑판 숫자판은 사라지면서 키보드가 간소화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혼용키 입력은 장 대표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완성도를 더했다.

"손가락 중 가장 긴 중지를 활용해 키보드 입력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왼손 중지가 닿는 부분에 터치센서를 설치해 그곳에 손가락을 대면 오른손이 닿는 키보드 자판은 기존 키가 아닌 다른 키가 입력되게 되는 것입니다."

키보드 오른쪽 모서리 벽면에 터치패드를 설치하는 것도 특징이다. 마우스 역할을 하는 터치패드를 제품 가장자리로 옮겨 제품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또 블루투스를 활용해 기기와 연결되기 때문에 휴대폰, 테블릿PC 뿐 만 아니라 스마트TV 등 모든 전자기기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커버케이스가 거치대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설계해 스마트폰 활용도도 높였다.

"우리 키보플의 또 하나의 특징은 100%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점입니다. 현재 판매되는 중국산 키보드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제품 품질이나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입니다. 2017년 첫 개발 당시에도 GS인증 1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있습니다."

키보플은 휴대용 키보드 생산이 완료되면 사무실 키보드와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연구도 이어갈 계획이다.

"우리제품의 핵심은 기존 키보드 자판을 최대한 줄여 사용하지만 불편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뿐 기존 키보드 좌판에도 단점이 많습니다. 10년 전이라면 이것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이라면 늦어도 하루, 빠르면 1~2시간 안에 키보플 자판형식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문화에 비추어 볼 때 일부 변화된 자판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계산인 것이다.

"키보플의 입력방식은 한글 외 모든 언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고착화돼있는 세계 키보드 시장을 변화시켜 충북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우수한 중소기업과의 협업으로 가격만큼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장 대표는 키보플 키보드가 디지털기기 활용문화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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