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재)충남문화재단 이사

지난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막했다. 194개국 7천500여 명의 선수단 참가로 대회 역사상 가장 크게 치러진다고 한다.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는 역시 개폐회식의 문화적 연출에 주목했다.

국제대회의 개폐회식은 개최국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개최국의 스토리와 공연예술이 다양한 연출기법과 조화되어 문화적 우수성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국가브랜드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폐회식의 문화적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날 개회식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용섭 조직위원장, 훌리오 마글리오네 국제수영연맹 회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세계 각국 참가자, 대한민국 국민 등 5천여 명이 함께 했지만, 외신을 통해 생방송 된 TV 중계를 통해 전 세계인이 동시에 지켜봤다고 할 수 있다.

'빛의 분수'를 주제로 한 개회식은 국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시작으로 합수식 및 카운트다운, 문화공연 3개, 참가국 국기 입장, 연설과 개회 선언, 대회기 게양, 선수 심판 대표 선서와 마지막 축하공연까지 1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날 개회식 연출의 압권은 세계 각국의 물이 하나가 되는 '합수식'이었다. 5·18민주광장 분수대와 광주여대 체육관과의 이원중계를 통해 생동감을 더했다. 광주 어린이들이 가져온 세계 각국의 물이 분수대에서 평화로 하나가 되어 빛의 분수가 솟아오르도록 연출됐다.

문화공연은 3개 작품이 연속해서 진행됐는데, '생명을 품은 물', '인류의 바다', '빛의 분수'였다. 빛과 물이 공연예술, 첨단기법과 함께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진 융복합 퍼포먼스였다. 물의 장막이 음악에 맞춰 물의 춤을 출 때마다 개회식장은 바닷속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퍼포머와 환상의 호흡을 맞췄다.

또한 인간문화재 송순섭 명창을 비롯하여 국악, 무용, 밴드, 합창 등 여러 공연예술 장르가 컬래보레이션을 이뤘다. 더불어 15m 높이 아쿠아그래피, 360도 대형 영상, 프로젝션맵핑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법이 이날 개회식의 메시지를 형상화했다.

이날 개회식은 수영대회를 상징하는 물, 민주·인권·평화 정신, 광주 문화·예술의 3대 키워드로 세계에서 모인 물이 광주의 빛과 만나 환경오염 등 지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장·충남문화재단 이사

평화와 문화로 넘실대는 한 편의 드라마로 개회식을 만든 총연출 윤기철 감독은 그의 35년 경험을 집약시킨 예술작품이었다. 이렇게 메시지는 각종 행사와 축제의 개막식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가치와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시지 기획이 중요하다. 메시지는 예술작품으로 창조되어야 그 진가를 발휘하고 청중과 소통할 수 있다.

키워드

#믄화칼럼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