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 - 농중일기 쓰는 청년농업인 단체 '둥구나무'
청년이 미래다 - 농중일기 쓰는 청년농업인 단체 '둥구나무'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9.11.13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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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재미없다' 편견 깨고 싶어 도전… 유튜브 구독자만 900명 넘어
임현구 대표
임현구 대표

농업과 농촌 자원을 재생산하고 농업의 어메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가 있다. 마을에 오래된 둥구나무처럼 농업인들의 커뮤니티 쉼터가 되길 바라는 청년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는 그렇게 2017년 5월 만들어졌다. 유튜브에 '농중일기'를 소개하며 농촌문화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는 청년들은 미래 농업의 주역인 청년들이 어떻게 농업현장에서 희망일기를 써가고 있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대전시 동구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를 찾았다.
 

시설포도의 발상지

임현구 대표
임현구 대표

둥구나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포도가 나오는 농장으로 유명하다. 시설포도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전의 특산물인 델라웨어 품종을 재배하는 둥구나무 농장에서는 난방을 통해 재배 시스템을 제어한다. 인위적으로 재배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포도를 맛볼 수 있다.

도시 근교 농업이 쇠퇴하면서 대전 동구 지역 포도농사도 급격하게 설 자리를 잃어갔다. 우선 농사를 지을 젊은이들이 많지 않았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임현구 대표가 고향으로 돌아와 포도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했을 때에도 기대와 격려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학 때부터 창업동아리 활동을 했다. 동아리 리더로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실패도 겪었다. 그러나 경험은 자신감으로 축적됐다. 연구파트 2명, 교육담당자와 함께 농업 교육과 2차 가공, 지역 농업인 커뮤니티를 구성하면서 둥구나무의 활동도 탄력을 받았다.
 

농업은 재미있다?!

둥구나무 활동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농업이 재미없다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 끊임없는 반복작업이 농업이라는 편견, 식물이 자라면 농약을 주고 수확을 하는 지루한 과정이 농업이라는 인식은 생각보다 뿌리가 깊었다. 농업의 가치를 흥미진진하고 액티브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채널이 유튜브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발하게 하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통해 농중일기를 선보이는 것도 농업에 대한 인식전환 운동의 일환이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가 만드는 농중일기의 구독자는 이미 900명이 넘어섰다. 구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임현구 대표는 "농촌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썩 괜찮은 아이템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왜 농업인가 하고 물으니 농업을 전공했기 때문이라는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법대 나오면 변호사가 되고, 의대를 나오면 의사가 되고 농대를 나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둥구나무 청년들은 농대를 나와 농사를 짓는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두 석사와 박사 과정에 있는 청년 농업인들은 끊임없는 연구와 네트워크가 지역 농업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청년 창업 농업인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강화된 만큼 농촌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카메라를 든 농민

둥구나무 활동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청년 농업인과 중장년 농업인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혹은 카메라를 들고 직접 동영상을 촬영하며 농업에 대해, 농촌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카메라를 든 농민이 증가하고, 농업 콘텐츠가 많아지면 유튜브를 활용한 농업종합편성채널의 꿈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기대만큼 성과가 나진 않았다. 대박 콘텐츠라고 생각했지만 구독자 수는 더디게 증가했다. 더 많은 농민들이 농업에 대해 발언하면 어떻게 될까? 흥행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고 참여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업회사법인 둥구나무가 포도 농사를 짓는 일 이외에, 교육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육농장들은 혹은 선도농업인들은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일방적 강의보다 참여형 교육이었다. 둥구나무의 농업 및 농촌체험은 모두 참여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말하자면 상향식 학습. 농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전신기술을 학습하는 방식도 핵심은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참여형 수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농업인 네트워크

처음엔 3년만 버텨보자고 마음먹었다. 주변의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둥구나무의 도전과 실험을 무모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청년 농업인들의 자신감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초청 강연도 줄을 잇고 있다. 농중일기는 농업과 농촌을 주제로 한 차별화된 콘텐츠가 됐다.

내 후년이 되면 농중일기를 제작하는 농부는 더 늘어날 것이다. 둥구나무 청년들은 지금도 대전 농업인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교류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활동한다.

농업 공동체가 살아야 농촌도 회복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든 농업인들이 더 많아질수록, 농촌네트워크가 더욱 활성화될수록 대전의 농업도, 현장을 주목하는 청년 농업인들도 활기를 띨 것이다.

올해로 3년째. 빨라도 6월에나 맛볼 수 있는 포도를 4월로 앞당겨 출하하고 있는 둥구나무는 대전 특산물로서 포도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수종을 변경해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출하될 것이다. 인근 농업인들과의 결속을 위해 산내포도농업인의 날도 운영하고 있다. 족히 40명이나 되는 포도농가의 커뮤니티는 더욱 단단해져 가고 있다.

임현구 대표의 꿈은 둥구나무를 지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농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테마농장도 꿈꾸고 있다. 포도하면 대전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험은 무르익고 있고,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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