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합니다, 하지만 부모님만 생각하면 약해집니다"

어릴 적부터 꿈이 국회의원이었다는 황영호 자유한국당 청주청원당협위원장. 청주시의회 의장을 지낸 황 위원장은 '친근한 국회의원', '격의 없는 국회의원'으로 충북 첫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을 꿈꾸고 있다. / 김용수
어릴 적부터 꿈이 국회의원이었다는 황영호 자유한국당 청주청원당협위원장. 청주시의회 의장을 지낸 황 위원장은 '친근한 국회의원', '격의 없는 국회의원'으로 충북 첫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을 꿈꾸고 있다. / 김용수

"커피를 생각하면 어머니와 10년간 나눠 마신 믹스커피 생각이 나요. '우리 아들 황영호'라는 건배사를 늘 하셨던 모습이 그리워요."

끝내 울음이 터졌다. 2017년 9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글썽였다. 황영호(59) 자유한국당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은 어머니생각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매일 출근길에 어머니집에 들러 믹스커피 한잔씩을 앞에 두고 마주앉았던 10여분의 시간. 어머니의 따뜻한 눈을 보고 시작하는 하루는 그 어떤 것보다 든든했고 힘이 됐다. 어머니가 떠난 지금에도 그는 아침마다 믹스커피를 챙겨 마신다.

"저는 굉장히 강합니다. 하지만 부모님 얘기만 나오면 감정이 약해져요. 못해드린 게 많아서…."

3남1녀중 막내인 황 위원장은 2009년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갑자기 여읜뒤 홀로 남은 어머니를 거의 매일 찾아뵈었다. 이후 건강이 쇠해진 모친을 자신의 집으로 모시기도 했다.

"저희 집에서 석달간 똥오줌을 받아냈죠. 그러다가 다시 요양원으로 가셨는데 임종은 보지 못했어요."

황영호 자유한국당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은 청주시 청원구 까치내를 즐겨찾는다고 했다. 까치내는 그에게 유년시절 추억의 장소이자, 쉼의 공간이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곳이다. 황위원장은 청주문암생태공원~까치내~정북동토성을 연결하는 일대를 국가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싶단다. / 김용수
황영호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이 청주시 청원구 까치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까치내는 그에게 유년시절 추억의 장소이자, 쉼의 공간이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곳이다. 황 위원장은 청주문암생태공원~까치내~정북동토성을 연결하는 일대를 국가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싶단다. / 김용수

청주시 청원구 문암동 까치내에서 만난 황영호 위원장은 까치내는 유년시절 추억이 서린 곳이라고 소개했다. 사천동에서 나고 자란 그는 집에서 까치내까지 10리를 걸어와 멱 감고 참외서리하며 뛰어놀았다. 까치내는 청주의 젖줄 무심천과 미호천 합류지점이 바로 옆에 있고 철새와 억새, 습지를 만날 수 있다.

"유년시절에는 물이 깨끗하고 말조개, 재첩, 민물장어도 있었어요. 저는 틈날 때마다 여기에 와요. 저녁 석양사진을 찍어서 페북에 올렸는데 '좋아요'를 600개 넘게 받았어요."

어른이 된 뒤로는 머리속이 복잡한 날 까치내에 온다고 했다. 그에겐 추억의 장소이자, 마음의 위로를 받는 쉼표 같은 곳이다. 황 위원장은 문암생태공원~까치네~정북토성 일대를 국가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황영호 위원장이 까치내 둔치에서 돌맹이를 던져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 김용수
황영호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이 까치내 둔치에서 돌맹이를 던져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 김용수

탁트인 자연이 주는 위안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인생의 멘토는 산이다. 산에게 묻고 산에게 기대고 산에서 답을 얻는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백화산을 혼자 2시간 산행한다. 인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대하는 법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는 법을 산에서 배웠다.

"산에 올라갈 때에는 힘들죠. 하지만 저는 한번도 쉬지 않고 정상까지 올라가요. 천천히 갈지언정 중간에 절대 쉬지 않아요. 정상에 섰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계속 오르는 거죠."

산과 만난 건 97년 IMF때 실직한 직후였다. 대학졸업 후 제약회사 영업사원, 태양생명보험회사 컨설턴트로 9년간 직장생활을 했는데 IMF로 직장이 강제퇴출됐다. 태양생명보험 공채 1기였던 그는 동기생 120명 중 선두를 달렸고 전 직원 1천명을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꽃길을 걷다가 하루아침에 가시밭길 실직자 신세로 주저앉은 그가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해 찾은 곳이 산이었다. 당시 서른아홉, 중학생과 초등학생 남매를 둔 가장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갈 정도로 참 힘들었어요. '내 나이가 벌써 서른아홉살인데…' 싶었는데 산을 다니다 보니 '이제 서른아홉살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희망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 이룰 수 있다'는 신념으로 버텼죠."

황영호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이 까치내 잔디밭 벤치에 앉아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 김용수
황영호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이 까치내 잔디밭 벤치에 앉아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 김용수

이후 마음을 다잡고 페인트사업을 하는 아는 형님을 찾아가 궂은일도 마다않고 시작했다. 6개월간 매일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며 막일을 했다. 성실하게 일하자 대기업 협력사에서 콜이 왔고 5년간 페인트도장공사를 도맡았다. 빚도 모두 갚고, 재기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마흔여섯이던 2006년, 청주시의원에 도전한다. 이후 내리 3선 의원을 했다. 민선 6기 후반기 청주시의장, 전국 226개 전국의장단으로 구성된 전국의장단협의회 대표회장도 해냈다.

"어릴 적부터 국회의원이 꿈이었어요. '친근한 국회의원', '격의없는 국회의원'이라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폼 잡는 거 싫고 격의없이 대화하는 정치인이요."

그러면서 자신을 '보통' 삶을 살아온 '보통'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국민들의 눈높이를 잘 알고 있다고. 내년 4.15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인 그는 '충북 첫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을 꿈꾸고 있다.

"국회 축소판이 지방의회에요. 가장 이상적인 정치진출 루트가 지방의원 경력을 쌓은 뒤에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충북만 유일하게 지방의원출신 국회의원이 없는데 누군가는 길을 열어야 해요."

황영호 위원장이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 김용수
황영호 위원장이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 김용수

직업이 정당인인 14년차 정치인 황 위원장은 정치를 '종합예술'에 빗댔다.

"쓴맛과 단맛, 당선과 실패, 가진 사람과 못가진 사람, 갈등과 해결 등 정치에는 다양한 것들이 다 들어있습니다. 정치판 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국민입니다. 국회의원은 스탭일뿐이죠."

2018년 6월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패한 경험은 지난 1년간 자기성찰의 기회로 녹였다. 생애 첫 낙선이었다.

"2017년 여름에 청주에 큰 수해가 나서 시의장으로서 한달간 매일 재해복구작업에 참여했는데 이재민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시장에 출마해야겠구나 결심했어요. 집행권이 없는 시의원으로서는 한계를 느낀 거죠."

황영호 위원장은 스스로를 '새벽'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 / 김용수
황영호 위원장은 스스로를 '새벽'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 / 김용수

그는 스스로를 '새벽'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이다.

"황영호는 '새벽'입니다. 새벽에 매일매일의 희망을 봅니다. 황영호를 통해 지역의 희망을 보시길 바래요."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어둠을 지나 제일 먼저 마주하는 빛줄기 '새벽', 황영호 청원당협위원장은 '새벽'을 기다리고 있다. 

 

 

 황영호 위원장 셀프 프로필

-자유한국당 청원당협위원장
-청주시의장(前)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대표회장(前)
-자유한국당 중앙위원회 지방자치분과위원장
-충북대 행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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