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눈] 성낙수 시인

'이게 나라냐'는 소리를 어제 듣고 오늘 듣는 것은 좋은데 내일도 들어야 하는 것은 너무 아쉽다. 기대하며 산다는 것은 희망이 있어 좋다. 그런데 늘 기대하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전과 오늘이 별 차이가 없다. 필자는 젊어서 직장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시도 쓰지 않고 보냈다. 이제 정년퇴직을 하고나서 만회나 보상이라도 하듯이 매일 시 한 편 이상을 쓰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과거 필자의 짧은 생각에 보수에는 투사가 없을 것이라 예견했는데 근래에 동기회 '단톡'에 간혹 들어가 보면 가슴이 아프다. 처음으로 고교 동기동창의 단톡방에 보수의 반란이 도래한 것이다. 한 번도 있지 않은 일임이 우연은 아닌 것으로 다른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이런 현상이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금껏 보수의 투사화는 보기 어렵던 일이다. 누가 이들을 투사로 만들고 있는지는 물을 필요가 없다. 진보 정권 아래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보수의 투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금번 정권에 들어 잘못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검찰개혁을 하자고 현 정부가 부르짖고 있는데도.

국민 모두를 위한 공정과 검찰개혁을 바라지 않는 국민은 없으나 소수를 위한 공정과 검찰개혁을 국민은 반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보편적이고 전체를 위한 것일 때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소수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개혁하고 있을 때 반대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단톡방에서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동감의 뜻으로 무응대도 있고 즉각 반응해 정치적인 내용은 삼가해 달라는 문구도 있으나, 대부분 별 관심을 주지 않아 대부분 무관심이 많은 편이다. 가까운 동기끼리 오랜만에 만나는 동기끼리 다정한 눈빛으로 만남을 가져야 하는데 생각의 차이로 관계가 어색하기만 하다. 동기간에 서로 내고 있는 상처를 치료할 약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정권은 잡은 사람은 본인의 신념보다 진실과 정직에 우선해야 한다. 자신이 믿는 신념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는 한낱 개꿈에 불과할 수 있다. 내 편만큼 소중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편이다. 내 편이 아닌 다른 편을 따뜻하게 아우를 때 진정한 집권자가 되는 것이다. 정치인은 수가 많은데 정치력이 없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느 인간도 공정을 거론하기 힘든 것이다. 왜냐면 인간 자체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정의 사회를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공정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반쪽 생각으로 반쪽 시선으로 반쪽의 힘으로 사물을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잘 될 수가 없다.

교육은 혁명처럼 쉽게 바뀌어서는 결코 안 된다. 집권자의 아집이나 신념으로 이루어지는 하찮은 것이 교육이 아닌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계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면서 섣불리 다루는 저의를 이해할 수 없다. 갈등을 해결할 자는 투사가 아닌 집권자임을 알아 내 편과의 소통이 아닌 상대편과의 소통이 있어야 갈등은 해소될 것이다.

필자는 우매하게도 검찰 개혁을 하자고 촛불을 드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원하는 것을 왜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 검찰개혁을 바라고 있다. 조금은 차이가 있겠지만 국민을 위한 개혁을 모든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

자기편의 말에만 관심을 가지고 국정을 행하는 것이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 필패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별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자기 편 챙기기에 후퇴가 없는 것이다. 꼭 이겨야 살아남는 우리 현실에서 국가와 국민이 우선일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칼자루를 쥔 집권자의 말로가 비참으로 끝나는 것이 다반사인 것은 칼날이 자기를 향하지 않고 상대방을 늘 향했기 때문인 것이다.

영원히 아름답게 살아갈 대한민국을 기대하려면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이 확보되어야 한다. 집권자는 자기와 자기편의 입장에서 매사를 판단하고 기준을 잡고 있다. 집권자는 국민 모두가 자기편이 되어야 하지 자기의 신념과 같은 사람만이 자기편이 아닌 것이다.

남북통일도 좋고 북한과의 화해도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전에 더 시급한 것은 가까운 친구간의 반목 없이 살아가는 것이 희망인 것이다. 살아오면서 지금이 가장 동기간의 보수 진보 갈등이 심한 것 같다. 남남 갈등 해결 없이 남북통일은 요원한 것이다. 이 갈등을 지속적으로 부추기는 힘은 평범한 국민이 아닌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최악이란 것이 문제이다.

성낙수 시인
성낙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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