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 지키며 늘 도전·변화하는 '나무' 같은 사람
학생·시민운동 거쳐 풀뿌리 발판 국회입성 하고파
매일 1시간 걸으며 자연·세상공부
1년에 책 150권 박학다식 독서광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은 학생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풀뿌리정치(충북도의원)경험을 발판으로 국회 입성을 꿈꾸고 있다. 내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 전 의원이 청주시 산남동 원흥이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가 인터뷰장소로 선택한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은 그의 마을공동체운동에 있어 생태환경공동체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 곳이다./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은 학생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풀뿌리정치(충북도의원)경험을 발판으로 국회 입성을 꿈꾸고 있다. 내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 전 의원이 청주시 산남동 원흥이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가 인터뷰장소로 선택한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은 그의 마을공동체운동에 있어 생태환경공동체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 곳이다./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책을 끼고 산다. 책을 좋아한다. 1년에 100권은 기본, 많게는 150권까지 읽는다. 이광희(56) 전 충북도의원은 책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지적 곳간을 채우고 세상의 변화를 읽어낸다.

"정치인이 깨어있지 않으면, 세상의 변화와 새로운 조류를 모르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해요."

관심분야는 정치, 철학, 인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도 100권까지 읽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에요. 월든숲에서 살았던 경험을 쓴 책인데 숲의 이야기이면서 무소유의 삶을 이야기해요. 최근 읽은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인류의 빈곤, 전쟁, 질병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찰한 내용입니다."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활짝 웃고 있다. /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활짝 웃고 있다. / 김용수

이 전 의원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호기심은 관심으로, 관심은 도전으로, 정책아이디어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나무'에 빗댔다.

"이광희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무' 같아요. 이파리가 다 떨어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고, 겨울을 맨몸으로 버티다가 새 봄이 오면 새로운 싹을 틔우는. 늘 같은 모습처럼 보이지만 매년 다른 잎으로 더 굵어지고 더 단단해지는 '나무'요."

아스팔트 갈라진 틈새의 풀 한 포기부터 작은 풀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깊어지고 섬세해졌다. 걸으면서부터다. 그는 걷기예찬론자다. 하루에 1시간 이상 무조건 걷는다.

"매일 걸어다니다 보니 꽃이 보이는 거에요. 개망초가 한창 피어있다가 어느 순간 망초로 바뀌고, 또 달맞이꽃으로 바뀌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우점종을 매일 꽃 한가지씩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렸고 꽃에 얽힌 나의 이야기를 기록했어요."

이광희 전 도의원이 원흥이 두꺼비생태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수령 300년의 느티나무 아래서 생태공원을 보존하고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이광희 전 도의원이 원흥이 두꺼비생태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수령 300년의 느티나무 아래서 생태공원을 보존하고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청주 산남동 생태공원과 구룡산 일대, 무심천변에서 만난 풀꽃 290여종의 이야기를 엮은 책 '이광희가 들려주는 우리동네 풀꽃 이야기'는 '걷기'에서 나왔다. 산림학 박사이자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낸 그가 풀꽃들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따뜻한 감성을 녹여넣었다.

걷기를 시작한 건 마흔살. 보좌관 시절 하루 18시간씩 책상에 앉아있다 보니 몸에 탈이 난 것이 화근이자 계기가 됐다. 이후 매일 걸었다. 제주 올레길도 완주했고 안나프루나도 걸었다. 부산 오륙도부터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내 최장(688㎞) 걷기길인 '해파랑길'을 꼬박 열흘간 걷기도 했다. 앞으로 목표는 대한민국 남한을 사각형으로 한바퀴 도는 '코리아둘레길', 걷는 이들의 꿈 '산티아고'다.

"걸으면서 배우는 게 많아요. 여행을 다니다보면 다른 지역과 비교가 돼 속상하기도 하죠. 논이었던 순천만 갈대밭은 100만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고 국가정원 1호를 조성해 자연도 보존하고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못했을까. 울산 태화강을 걸으면서 우린 왜 미호천을 그렇게 못했을까. 미호천이 전국 500여개 강·하천 중 유일하게 모래강이지만 물이 흐르고 미호종개 터전이거든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자신의 애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집필한 세 권의 책이다. 2014년 출간한 '우리동네 풀꽃이야기'를 비롯해 2013년 펴낸 '나는 지방의원이다-밥값하는 도의원의 유쾌한 의정일기', 2018년 출간한 정책공약집 '시민이 만드는 더 좋은 청주 설계도'다./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자신의 애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집필한 세 권의 책이다. 2014년 출간한 '우리동네 풀꽃이야기'를 비롯해 2013년 펴낸 '나는 지방의원이다-밥값하는 도의원의 유쾌한 의정일기', 2018년 출간한 정책공약집 '시민이 만드는 더 좋은 청주 설계도'다./ 김용수

가장 아끼는 애장품은 자신이 집필한 책 세 권. 걸으면서 쓴 '우리동네 풀꽃이야기'(2014년)를 비롯해 2013년 펴낸 '나는 지방의원이다-밥값하는 도의원의 유쾌한 의정일기', 2018년 출간한 정책공약집 '시민이 만드는 더 좋은 청주 설계도'다.

첫번째 책은 2010년 첫 도의원 당선부터 지방의원으로서 고민하고 경험한 삶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갔고 세번째 책은 8년 도의원생활동안 시민 등과 토론한 청주시 발전방안과 비전 등을 담았다.

"정치인은 자기얘기를 안하려고 하는데 못하는 거더라고요. 무색무취한 것처럼 보이려고. 그 누구 편도 아니죠. 정치인은 가장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문화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구룡산 두꺼비의 생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는 산림학 박사이자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냈고 두꺼비생태문화관 숲해설가로 활동해왔다.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문화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구룡산 두꺼비의 생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는 산림학 박사이자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냈고 두꺼비생태문화관 숲해설가로 활동해왔다. /김용수

이 전 의원은 학생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재선 도의원으로 마을공동체 기반을 다져왔다. 그가 인터뷰장소로 선택한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은 그의 마을공동체운동에 있어 생태환경공동체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 곳이다. 2006년 조성된 두꺼비생태공원은 주민들이 지켜낸, 환경운동의 롤모델이다. 그는 2003년부터 원흥이방죽 두꺼비살리기운동에 앞장섰고 아예 산남동으로 터전을 옮겨 2009년 산남동 마을신문인 '두꺼비마을신문'을 창간해 초대 편집장을 맡았다. 일요일에는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숲해설봉사를 자처했다.

"'두꺼비'를 만나고 나서 생태환경공동체를 지향하는 가치관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대학원도 가게 됐고 숲해설가도 됐고."

2004년 두꺼비살리기운동이 절정에 이른 무렵,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제의를 받게 된다. 8개월간 활동했고 바로 이어 여의도 정치그룹 '개혁전략연구소'로 옮겨 정책 만드는 일에 매진한다. 2006년에는 '지방자치아카데미' 소장을 맡아 지방의원 출마자 대상 전국순회교육을 리드했다. 당 대표 산하 서민경제회복위원회팀 전문위원을 맡아 사회적경제 개념을 익히고 중앙당 인맥을 넓히는 기회도 가졌다.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공원을 걷고 있다. /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공원을 걷고 있다. / 김용수

"사람들은 제가 시민운동만 한 줄 아는데 서울 여의도에서 5~6년간 정책을 만들었어요. 원흥이두꺼비살리기운동이 생태적 가치를 눈뜨게 했다면 여의도생활은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명감을 심어준 시간이었어요."

2010년 충북도의원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고, 2018년 청주시장에 도전했다가 낙마했다. 이후 '충북의정지원센터'를 만들어 정책을 생산하고 지방의회와 의원을 돕는 가교역할을 맡았다.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 '행복으로의 치환'이다.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과정이 정치이고 정치의 목적이자 목표이죠. 얼마나 유능하게 해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제가 가진 능력을 활용하시면 좋겠어요. 도의원 시절, 정책복지위원회 소속으로 1년에 70회 현장방문, 50여회 간담회 등 복지현장을 다녔습니다."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잠시 쉬고 있다. /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잠시 쉬고 있다. / 김용수

가장 힘들었던 때로는 결혼을 하고도 민주화운동을 위해 상근을 했던 10여년간을 꼽았다. 충북대 농생물학과 82학번으로 87년 6월 항쟁 때 충북대 부총학생회장 이후 청주 지역 민주 청년연합 조직 부장을 맡아 크고 작은 시위를 주도했다.

"청년운동하면서 집에 돈도 못 갖다줬던 30대가 암흑기였던 것 같아요. 민주화가 과제였던 당시 시대상황에서는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나의 안락을 위해 살았던 게 아니었으니까."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 김용수

결혼 28년차, 아내와는 충북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과 여학생부장 사이로 만났다. 매년 아내 생일상을 차려줬고, 4년전 아내의 50번째 생일날에는 1년간 쓴 편지 99통을 책으로 엮어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가정적이다. 요리솜씨도 제법이다.

"요리는 상대방을 위한 거에요. '내'가 아닌 '상대방'이 되어 상대방이 좋아할까를 생각하면서 요리를 하는 거죠. 그 자체가 행복해요. 집사람 도시락을 1년간 직접 싸줬었어요."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습관'의 연장선이다.

나라를 걱정하며 학생운동을, 마을을 생각하며 시민운동을, 이제는 더 좋은 청주의 설계자를 꿈꾸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청주서원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지난 10일 내년 총선 청주서원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용수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지난 10일 내년 총선 청주서원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용수

강인한 생명력과 풋풋한 아름다움을 품은 풀꽃처럼, 늘 같은 자리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느티나무처럼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은 오늘도 지역을 지키고 서있다.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셀프 프로필

1. 두꺼비마을신문 편집장(前)
2.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前)
3. 국회의원 보좌관(前)
4. 제9~10대 충북도의원(前)
5.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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