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이라도 더,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지자체는 물론, 의료기관, 시민들까지 때아닌 마스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피해 확산을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생산하자는 마음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체가 있다. 충주시 주덕읍 소재 '케이씨테크'는 밤낮·휴일도 없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데다가 납품단가를 올리지 않는 '정직한' 경영, 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품질 경영'을 통해 국가적 재난 극복에 든든한 힘을 보태고 있다. / 편집자
 

충주시 주덕읍 소재 마스크생산업체 '케이씨테크'에서 휴일도 없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 김미정
충주시 주덕읍 소재 마스크생산업체 '케이씨테크'에서 휴일도 없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 김미정

"마스크 1장 사려고 2~3시간씩 기다렸다는 기사를 보니까 우리가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하루라도 빨리 줘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전 국민이 힘들어하는데 저희가 조금이라도 그 힘겨움을 덜어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케이씨테크 김석구 대표는 연일 심각해지는 코로나19 사태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업체)가 열심히 일해서 국민들이 건강해진다면 힘들어도 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드러냈다.

케이씨테크가 요즘 하루에 생산하는 마스크 물량은 13만장. 이중 황사방역마스크가 6만장이다. 최대생산량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1.5배가 늘어난 것이다. 공급물량을 맞추기 위해 전 직원 30명이 밤낮없이, 주말·휴일도 없이 일하고 있다.

케이씨테크 마스크 생산라인
 케이씨테크 마스크 생산라인 / 김미정

지난 1월 구정 연휴 이후 두달 가까이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매일 오전 8시반에 출근해 자정 12시까지 기계를 돌리고 있다. 그나마 포장인력은 밤 9시에 퇴근한다. 생산량이 폭증하면서 포장인력을 10명에서 20명으로 늘렸다.

유기숙 관리부장은 "휴일이 없다 보니 월요일이 금요일 같고 날짜 개념이 없어졌다"며 "지금은 사명감을 갖고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만들어야 할 때라고 대표님께서 늘 얘기하셔서 직원들도 몸은 고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생산량의 80%는 정부의 공적마스크가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지자체를 통해 보건소, 방역인력 등에 전달되고, 그동안 납품해왔던 의료기관 등 계약업체에 공급된다. 공적 물량 비중은 2주 전 50%에서 지난주부터 80%까지 확대됐다.

기존에 거래해왔던 업체들에 대한 공급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계약유지가 걱정이다.

김 대표는 "공적마스크 물량이 많다 보니 우리 거래업체들에게는 기존에 공급물량의 20%만 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끝났을 때 기존 계약업체들과의 거래가 다 끊어질까봐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케이씨테크 마스크 생산라인
케이씨테크 마스크 생산라인 / 김미정

마스크품귀현상 속에서 일부 마스크생산업체들은 납품단가를 2~3배씩 올려서 받고 있지만 케이씨테크는 사태 이전의 납품단가를 유지하고 있다. 원부자재 상승가격만 반영했을뿐이다. 김석구 대표의 남다른 경영철학 때문이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마스크대란이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회사의 무형자산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 일시적 배 불리기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우리 회사 제품을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케이씨테크는 2006년 경기도에서 설립돼 유한킴벌리의 위생용 제품을 생산하다가 2011년 충주로 둥지를 옮겼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제조업허가를 받은뒤 마스크를 생산해왔다. 2019년 10월에는 충주시 유망중소기업에 지정됐다.

케이씨테크가 생산하는 마스크는 3종류다. 황사방역마스크 KF94 두 종류와 의료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데일리마스크 1종 등이다. 요즘은 황사방역마스크 KF94 두 종류를 하루에 총 6만장, 데일리마스크는 하루 7만장씩 찍고 있다.

충주시 주덕읍 소재 마스크생산업체 '케이씨테크'에서 휴일도 없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 김미정
충주시 주덕읍 소재 마스크생산업체 '케이씨테크'에서 휴일도 없이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 김미정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은 착용감이 좋다. 코심에 홈을 내서 어떤 얼굴선에도 밀착이 딱 된다"며 "국산 원자재를 써서 품질면에서도 최고"라고 소개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방역마스크 중에는 중국산 부직포로 만든 제품이 적지 않지만 케이씨테크의 황사방역마스크는 국산 부직포를 사용해 품질과 성능을 높였다. 특히 식약처 인증 제품이다.사김 대표는 마스크 대란 속에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특별상여금을 약속했다. 또 피로회복제, 떡, 빵, 음료 등 간식도 아끼지 않는다.

유기숙 부장은 "직원들 간식을 오후에 한번, 저녁에 두번씩 사주셨었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간식을 자주 먹으니까 소화가 안된다고 해서 1일 1회로 줄였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나누면 반이 된다', '국가적 재난에 일조하자'는 생각 하나로 케이씨테크 직원 30명은 오늘도 마스크 생산에 소중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석구 케이씨테크 대표 인터뷰

케이씨테크 김석구 대표
케이씨테크 김석구 대표

"코로나사태 빨리 끝나서 직원들 휴가 보내줬으면"

국가재난에 일조 '보람' 우수품질로 만든 제품 자부심


"코로나19 사태가 허루 빨리 끝나서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도 주고 휴가도 보내주고 싶어요."

김석구 대표는 가장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매일 피곤에 지친 직원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두달 가까이 휴일도 없이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지친 직원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는 것이 김 대표의 일이 됐다.

"생산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직원들이 힘들죠. 피골이 상접해요.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국가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보람을 느낍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묵묵히 따라주는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간의 수고로움에 대해서는 특별상여금과 특별휴가로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출근·퇴근하는 일터를 만드는 게 저의 꿈인데 요즘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미안하죠."

충북 음성에서 살고 있는 김 대표는 제약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하다가 2002년 창업한뒤 지난해 업종을 바꿔 제2창업을 시도했다. 다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신기술 개발, 품질관리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의 마스크를 병원, 약국, 제약사,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메르스 때에만 해도 국민들이 마스크의 필요성을 못 느꼈었는데 작년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올해에는 코로나19 겪으면서 확 달라진 것 같아요. 우리 제품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자부심이 있었지만 요즘 더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더 자부심을 느낍니다."

케이씨테크가 생산하고 있는 황사방역마스크 제품 / 김미정

그는 마스크 구입시 꼭 식약처 인증 제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식약처 인증 마스크를 쓰는 게 안전해요. 'KF'라고 써있으면 식약처에서 허가를 내준 제품이에요. KF94는 평균 0.4㎛입자를 94% 이상 차단해 감염원과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어요."

김 대표의 요즘 바람 중 하나는 어려운 이들에게 마스크를 기부하는 것.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여유가 생기면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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