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같은 문제 다른 전략이 운명을 갈랐다!

'코로나 19'라는 동일한 위기를 두고 각기 다른 해결방안이 국가, 도시, 기업의 희비를 교차시켰다. 중국은 강력한 국가권력을 중심으로 조기 탈출에 성공한 반면, '인권문제'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유럽 및 영미권의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인권'은 존중됐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참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서울, 뉴욕, 도쿄, 북경 등 인구가 밀집된 거대도시들은 감염에 취약함을 노출시켰다. 동시에 인류의 움직임이 멈추자 역설적으로 공기가 깨끗해지며 도시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됐다. 스모그의 대명사였던 중국의 여러 도시들은 최근 푸른하늘을 자주 보고 있다. 인도 북부의 펀자브주 잘란다르 지역에서는 200km 떨어진 히말라야를 30년 만에 마주했다.

경제의 3대 주체인 정부, 가계, 기업 중 기업은 과거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확산을 올해 상반기까지 막아 내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들의 고용악화로 인한 가계 소득감소, 소비부진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위기에도 신흥강자로 떠오르며 주목받는 기업도 있다.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역할을 하는 사건이나 인물, 기업 등을 말한다.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게 되는 일종의'경기의 규칙'을 바꾸며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알려내는 기업이다.

최근 미국 포브스는 '2020년 아시아 글로벌 리더 300인'을 발표했다. 포브스는 매년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 금융·벤처, 소비자 기술, 예술 등 10개 분야의 30세 이하 리더 300인을 선정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청년 스타트업(창업기업) 대표 21명이 지목됐다. 인도, 중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리더를 배출해낸 코리아는 2018년 11명, 지난해 16명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선정된 사업모델 중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의 인기는 눈에 띈다. AI기반 교육 플랫폼(이종훈 28, 이용재 28), AI기반 사이버보안 솔루션(안은희 28), AI기반 소프트웨어 개발(김현수 29)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업아이템은 이제 스타트업의 트렌드가 됐다.

또한 '코로나 19'라는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전자책 플랫 폼 스타트업 '리디'는 최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330억을 받은 후 6개월 만에 후속 투자를 이끌어 냈다. 언택트 서비스,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분야의 스타트업의 인기는 유행을 넘어 대세가 된 듯하다.

재난 이후의 시대, 국가 경쟁력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기업은 누가 될까?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한국은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 모델은 끝났으며, 생산성을 향상 하려면 스타트업 중심의 경제 모델로 변해야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대한민국의 성장을 스타트업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가능성에 약 4조 원에 달하는 벤처자금을 쏟아 부었다. 5년 전만해도 10억 원 이상 투자받는 창업기업은 8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700여 개로 증가했다.

스타트업의 투자는 곧바로 일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 파괴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가고 있는 시대, 스타트업이 만들어 내는 일자리는 도시와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만들어 낸 일자리는 약 5만 개에 이른다.

가정간편식 밀키트 제조 스타트업 '프레시지'는 투자 직전 연도인 2017년에는 27명을 고용했으나, 투자를 유치한 2019년에는 293명까지 신규 채용을 늘렸다. 장치산업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가 일자리를 폭발적으로 만들고 있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산업구조조정을 실패한 결과로 전통적인 기업도시들의 고통을 지켜봤다. 이번 재난 이후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도시'가 줄 이어 등장할 것이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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