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가격·작가별 작품 수 편차 심각 '형평성' 논란
이옥규 도의원, '추천' 대신 '공모'방식 선정 제안

충북도 소유 미술품 중 가장 고가인 김준권 작가의 '산운' 작품이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입구에 전시돼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도가 지역작가 지원 취지로 2012년부터 미술작품을 구입해 도청 청사 내에 전시하고 있지만 작가별 작품 구매가격이 20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선택받은 작가 중에서도 구매 작품 수가 1~4점의 편차를 보여 형평성 논란도 있다.

매년 도민 혈세 수천만원이 투입되는만큼 미술작품 구매 선정방식을 시·군이나 미술단체 '추천'이 아닌 '공모' 절차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충북도의 미술품 보관·관리 현황 분석결과 전체 153점 중 최저가는 50만원, 최고가는 990만원으로 집계됐다. 20배 차이다.

가장 고가 작품은 진천에서 작품활동중인 김준권 판화가의 '산운(山韻)' 작품으로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입구에 전시돼있다. 가로 80㎝·세로 160㎝ 크기의 작품 다섯개가 연속된 대형 수묵화 연작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2012년 구입한 '대나무-1210"', 2018년 구입한 '아침-2', 2019년 구입한 '산운' 등 모두 세 점이 충북도 소유 미술품에 포함돼있다.

동일한 작가의 작품이 2점 이상 구매된 경우는 전체 153점 중 38점으로 4점 중 1점꼴이었다. 2점이 14명, 3점이 2명, 4점이 1명이었다. 가장 많은 4점이 도 미술품으로 등록된 작가는 신재흥 서양화가로 조사됐다. 신 작가의 작품은 2012년, 2015년, 2018년, 2020년 4차례 구입됐다. 이외에 이홍원·박영대·권갑칠·전한숙·장기영 작가 등이 2점 이상 작품이 등록됐다.

연도별 구매 현황을 보면 2012년 17점, 2013년 11점, 2014년 7점, 2015년 12점, 2016년 13점, 2017년 14점, 2018년 14점, 2019년 21점, 2020년 44점 등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예술인 지원 차원에서 예산을 예년보다 3배 늘린 9천만원을 투입한다.

충북도 소유 미술품 중 가장 고가인 김준권 작가의 '산운' 작품이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입구에 전시돼있다. / 김미정

충북도는 미술품 선정을 위해 시·군 추천과 충북미술협회·충북민미협 추천을 받은 작품을 대상으로 미술품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고 있다. 지난주 미술품심의위원회에서 올해 추천작품 45점에 대해 모두 통과시켰지만 이중 한 작가가 원치 않아 44점만 구매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충청북도 미술품 보관·관리 조례안'을 발의한 이옥규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의원(미래통합당, 비례)은 작품 선정방식을 '추천'이 아닌 '공모'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옥규 의원은 "협회 추천 방식은 특정 협회에 소속된 회원에게만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방식이 돼야 한다"며 "전북도의 경우 지난 5~6월 공모를 통해 미술작품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미술품 구매 사업이 지역작가 지원 취지인만큼 더 많은 작가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구입방식을 다변화하고 충북도 본청 청사 이외에 출자·출연기관으로 전시공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술품 관리 운영 규정'을 새로 만들어 구매부터 보관,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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