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대책 후폭풍… 무주택 실수요자들 불만 폭주

지난 19일부터 부동산 주택거래 조정대상규제지역으로 묶이고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청주 오창지역 부동산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한 시민이 부동산 중개소 매물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 김용수
지난 19일부터 부동산 주택거래 조정대상규제지역으로 묶이고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청주 오창지역 부동산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한 시민이 부동산 중개소 매물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정부의 6·17부동산대책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충북 청주시 일대, 대전 전역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되는 가운데 내 집을 위해 꿈을 키운 무주택 실수요자와 새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혼부부·전세자들 반발 확산= 청주의 경우 수년전부터 최장기 미분양 관리대상이었던 지역이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청주시의 경우 올해 6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새 아파트에 입주할 사람을 찾지 못해 분양 물량이 남아돌아 미분양 관리지역이 됐는데, 동시에 투기가 우려돼 대출 규제를 받는 지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결혼 후 첫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원 김모(35)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며 머리가 복잡해 졌다. 다주택자들이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을 동안 손도 쓰지 못한 정부가 무주택자들에게 이렇게 이중·삼중규제를 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가 자주 대책을 내놓으니 부동산 투자를 잘 모르는 무주택자들은 집을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부 규제가 대출을 제한하는 데 집중돼 있다는 점도 실수요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복대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최모(42)씨는 "대출 규제만 강화하다 보니 결국 싸게 나오는 매물이 있어도 모두 현금부자 차지"라며 "규제로 인해 하향 조정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받게 되는데, 이 때문에 기존 계획보다 대출이 덜 나와 아파트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부동산 거래 '찬물'= 이에 따라 모처럼 활기를 맞았던 아파트 거래도 침체가 예상된다. 지난 5월 기준 전국적으로 주택매매거래량이 증가한 가운데 방사광 가속기 호재를 안은 청주가 위치한 충북의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 '5월 주택매매거래량'에 따르면 보면 지난달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48만2천300건)은 전년도 같은 기간(25만9천215건)과 비교하면 46.2%, 5년 평균(37만3천361건)과 비교하면 29.2%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4만228건)은 전월 대비 9.2% 증가, 전년 동월 대비 50.0% 증가, 지방(4만3천266건)은 전월 대비 18.0% 증가, 전년 동월 대비 42.9% 늘었다. 충북의 경우 지난달 4천123건이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0% 증가했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58.3% 늘었다. 세종시 또한 62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4%, 전달 대비 19.9%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5만7천426건)의 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월에 비해 17.3%, 전년 동월에 비해 60.8% 각각 늘었다. 아파트 외 주택(2만6천68건)은 전월 대비 6.1%,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했다. 5월 누계 기준으로 아파트 거래량(34만9천641건)은 전년 동기 대비 114.6%, 아파트 외(13만2천659건)는 33.5% 각각 증가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D공인중개사는 "청주가 지난 2016년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지정 기간이 가장 길다. 모처럼 활기를 찾았던 아파트 거래시장이 이번 규제로 침체가 예상된다"면서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집값이 더 치솟는 광역시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반면, 지방도시로는 유일하게 청주시를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킨 정부 처사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