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원영 세광고등학교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이후의 세계, '포스코로나'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로 코로나19가 종식되도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바이러스(균)는 지금까지 역사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미래에도 세계를 위기에 빠트릴 중요한 변수로 지적한다. 특히 공중위생과 공공보건이 취약한 후진국의 신종 감염병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에이즈가 그 대표적인 사례였다고 제시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언택트(Untact), 이른바 비대면 영역의 일상화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재택근무가, 교육 분야에서는 원격수업이 대표적이다. 처음 원격수업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정부가 교육수요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점차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코로나19 대응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원격수업의 바탕이 된 무크(Mooc), '개방형온라인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2000년대 들어 꾸준히 그 가능성을 모색해 온 영역이다. 특히 '칸 아카데미' 설립자, 살만 칸(Salman khan)이 원거리에 있는 친척을 가르칠 방법으로 유투브를 활용하면서 저소득층과 저개발국가의 청소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대안으로 환영받았다. 민간 기업은 물론 세계 유수 대학들 사이에서도 무크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고, 한국 역시 인터넷강좌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사교육시장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주목할 것은 최근 무크 열풍이 주춤해지고 있는 점이다. 양질의 교육을 세계 전 지역에 서비스한다는 긍정적인 면은 있지만, 학습효과를 점검한 결과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신경과학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의 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오프라인 교육에 비해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통계가 나온다. 뇌신경 과학을 통해 교수 학습 형태의 효과를 분석한 하버드 대학의 에릭 마주르(Eric mazur)교수는 온라인 교육의 열풍에 대해 우려하면서 "수준 높은 진정한 학습은 인간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가능하지 혼자만의 학습으로는 불가능하다"라고 단언한다. 학습자의 교감이 바탕이 되는 대면교육만이 교육의 본질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원격수업은 이러한 지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사교육 강좌에 비해 의무적인 공교육 원격수업은 참여도가 소극적일 수 있다. 교사의 대면 부재로 인한 교육의 격차를 좁히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최원영 세광고 교장
최원영 세광고 교장


교사는 단순히 지식전달자 역할만 하는 게 아니고 학습자의 동기 부여는 물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 관리와 동료티칭의 중재자 역할도 감당한다. 실제 원격수업에서 교사의 부재로 교육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쌍방향수업을 통해 교수 학습자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동료 간의 활동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Online Community) 구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부모 부재로 가정에서 관리되지 않는 학생들의 대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요컨대, 대면수업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는 보완과 검토가 필요하다. 끊임없이 진화되는 원격수업만이 수요자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우리를 공격해올 것이기에 그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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