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 달래주는 도심 속 '초록 오아시스'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국내 첫 도심형 수목원이 세종에서 오는 10월 18일 문을 연다. 국립수목원으로는 전국에서 두번째다. 준공 후 막바지 개장 준비가 한창인 국립세종수목원을 미리 둘러봤다. / 편집자

 

도심 한복판 위치… 축구장 90개 면적

국립세종수목원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65㏊면적에 2천400여종 161만 본의 나무와 꽃을 만날 수 있다. /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국립세종수목원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65㏊면적에 2천400여종 161만 본의 나무와 꽃을 만날 수 있다. /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국립세종수목원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한 가운데에 위치해있는 도심형·생활형 수목원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축구장 90개 면적에 달하는 65㏊에 2천453종 161만본의 식물이 식재돼있다. 옆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141㏊ 면적의 중앙공원이 세종수목원을 감싸안고 있다. 일대 총 267㏊가 녹지공간으로 시민들의 녹색쉼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온대 중부권역 산림식물의 보전, 전통정원 문화 계승, 도심 속 시민들의 녹색문화 체험 이라는 설립목적 아래 장장 9년만에 지난 5월 24일 조성공사를 완료했다. 나무를 심는 데에만 꼬박 3년이 걸렸다.

오는 9월 임시 개장한뒤 10월18일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연간 방문객은 12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오는 10월부터 4.5㎞ 구간에 트램 2대를 운영한다.

 

붓꽃 형상화한 '4계절 전시 온실'

지중해온실 내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을 재현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비례와 대칭의 균형미로 지중해성 식물을 식재하고 라벤더 등으로 지중해향기를 더했다. / 김미정

출입구에서 방문자센터를 지나 처음 마주하는 곳이 4계절 전시 온실이다. 4계절 내내 피어있는 붓꽃을 형상화한 건물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떡잎식물인 붓꽃의 세 꽃잎이 지중해온실, 열대온실, 특별전시실 3개 공간으로 자리해 4계절 내내 화려한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다.

32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지중해온실에서는 올리브, 대추야자, 바오밥나무, 물병나무, 부겐빌레아 등 228종 1천960본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에서 지중해 열대식물 수집농가 14곳에서 구매해 수집했다.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을 재현해 비례와 대칭의 균형미로 지중해성 식물을 심고 라벤더 등으로 지중해향기를 더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지중해온실 내부. / 김미정<br>
지중해온실 내부. / 김미정

열대온실에서는 데크길을 따라 나무고사리, 알스토니아, 보리수나무 등 437종 6천724본을 관찰할 수 있다. 특별전시실은 현재 테마를 구상중이다.

성정원 가드너는 "열대온실과 지중해온실은 나무를 다 심은 상태에서 성장시키고 있는 단계로, 지중해식물은 속성수이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많이 자란다"고 말했다. 이어 "수목원이 공원과 다른 점은 '기록'"이라며 "어떤 계통에서 어떻게 수집됐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등을 나무마다 설명을 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원문화 한곳에 '한국전통정원'

한국전통정원 내 궁궐정원. / 국립세종수목원 제공<br>
한국전통정원 내 궁궐정원. /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우리나라 전통정원과 생활정원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형 수목원' 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전통정원은 서울 창덕궁 후원의 누각을 실물 크기로 본뜬 궁궐정원, 담양 소쇄원의 특징을 재현한 별서정원, 민가정원으로 꾸며졌다.

궁궐정원은 전통배식기법, 절제미, 균형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주합류 주변에는 세종이 좋아했던 앵도나무를 비롯해 모란, 조릿대 등 한국자생식물들만 식재됐다. 민가정원은 돌담 밑으로 서민들의 식물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뱀이 못 오게 한약재 냄새가 나는 어수리 등 뱀마귀풀들을 볼 수 있다.

이외에 후계목 정원 안에는 뉴턴의 사과나무 4세대 목 12그루, 멘델의 포도나무, 세조가 벼슬을 내렸다는 속리산 정이품송 후계목 등 스토리가 있는 식물들이 발길을 잡는다.

 

희귀·특산식물 전시온실

지중해온실에서는 야자수 등 228종 1천960본을 만날 수 있다. / 김미정

물잔 위에 띄운 나뭇잎을 형상화한 희귀·특산식물 전시온실에서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 중 남부지방(아열대·난대기후대)에 분포하는 식물이 전시되고 있다. 완도호랑가시나무, 황근 등 65종 3만1천320본을 관찰할 수 있다.

 

분재원, 생활정원

상과원(과일), 상엽원(잎), 송백원(소나무), 상화원(꽃), 오악원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예술작품으로 평가되는 분재 230분을 범주별로 전시하는 실외정원과 상설전시관, 교육관이 있다. 1만5천㎡의 외부정원에는 백두산, 설악산, 계룡산, 지리산, 한라산을 동기화한 오악원이 있다.

엽채류, 허브류, 과실수를 집중 식재한 생활정원에서는 식물을 키우고 생산하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텃밭식물을 옮겨놓아 파종과 재배, 수확까지 체험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교육

2.3㏊에 친환경 잔디가 펼쳐져있는 축제마당. / 김미정

도심형 수목원답게 시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교육해설프로그램을 연령대별, 직군별, 수요자별 등으로 세분화하고, 9월부터 20개 전시원별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2.3㏊에 친환경 잔디가 펼쳐져있는 축제마당에서는 세종지역 축제들이 연일 펼쳐져 시민과 예술, 재미가 어우러질 전망이다. 

 

 [인터뷰] 조남성 국립세종수목원 운영지원부장

조남성 국립세종수목원 운영지원부장. / 김미정
조남성 국립세종수목원 운영지원부장. / 김미정

"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것이 차별화되는 매력입니다. 그러다 보니 접근성이 좋고, 전시기능은 기본이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합니다."

조남성 국립세종수목원 운영지원부장은 도심형 수목원, 한국형 수목원, 온대 중부 권역 수목원으로서의 면모를 모두 갖췄다고 자신했다.

"20개 주제에 따른 전시원이 있는만큼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특히 4계절 전시 온실은 보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올 거예요. 아름다우니까!"

꼭 봐야 할 관람포인트로는 4계절 전시 온실, 한국전통정원, 분재원을 꼽았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기후·식생대별 식물자원에 대한 보전과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어요. 온대 중부 권역에서 사는 식물들을 앞으로 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들 식물종자들을 수집·보존·육성하기 위해 국립세종수목원을 설립하게 된 거죠."

앞으로 목표는 도심속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국민과 식물이 행복한 수목원, 세계적 수목원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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