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지난 주 가을비가 음산하게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이 온통 난리여서 더욱 스산한 느낌이다.

사무실에서 비를 보며 '비오는 궂은 날'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생은 '맑은 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흐린 날도 있고 비바람 부는 궂은 날도 있다. 인생에서 부딪는 환란과 역경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크고 작은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와 대응, 도움과 나눔도 중요하다. 지금 농촌 들녁에는 추수를 하는 농부들의 일손이 분주하다. 주변 나무들은 겨울을 준비하며 그 기운을 뿌리로 돌려보내 낙엽이 여기저기 뒹글고 있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를 보며 나는 무엇을 준비하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가을비를 보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는 취업준비생과 구직자들은 더욱 을씨년스러울 것이다. 불황에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고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운동장에서 놀아야 할 학생들은 '집콕'과 '비대면 원격수업'을 또다시 치르게 될 지 모른다. 학생들에게는 '고문'(?)일 것이다.

또한 골목식당, 술집, 상점 등 수백만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 자제, 일상이 단절되면서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도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몸과 마음의 피로감이 점점 커지면서 이로 인한 우울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더구나 피로감이 누적돼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고 일상 감염의 고리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모임과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는 연말 연시가 다가오고 있어 더욱 그렇다. 최근 집단발병 흐름을 보면 특정 시설과 활동보다는 학교, 직장, 지인·가족모임, 병원 등 일상 전반으로 감염 전파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비교적 잠잠했던 20~30대 젊은 층의 확진 비율이 4개월 만에 30% 이상으로 재상승하면서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 19일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지난 한주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가 수도권에서만 100명을 넘고 전국적으로 300명 이상이 발생했다. 고령 확진자 비율, 감염재생산지수 등 다른 지표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단계가 격상되면서 시민들은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고 지역 소상공인의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확진자가 다른 나라보다 미미하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렵게 이어온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다시 위기에 처한 만큼 우리 모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방역수칙 준수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이젠 국민 개개인이 다시 마음을 다잡을 때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감염 경로 파악에 어려움이 없도록 출입자명단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생활이 무기력해지고 있는 늦은 가을. 가을에는 비와 떨어지는 낙엽에 사람의 마음도 우수에 잠기고 처량하게 되므로 정서적으로 암울한 감정이 쉽게 발생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특별히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각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운명을 바꾼다고 한다. '작지만 큰 울림'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매일 매일을 일상성에 빠져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한번 점검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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