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거리·암담한 소상공인들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집합제한으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 안성수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집합제한으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거리두기는 지켰지만 내 가게는 못 지킬 것 같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집합제한 첫 날인 9일 청주지역 식당가 및 술집거리는 연말 분위기가 사라진 채 찬바람만 불었다.

오후 8시를 갓 넘긴 충북대 중문거리. 각 술집마다 영업 마감에 분주한 모습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정리하는 업주들의 얼굴엔 씁쓸한 표정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간판 불도 하나둘씩 꺼졌다. 오후 9시가 되자 거리 대부분의 술집이 침묵했다.

거리두기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충북대 중문에 유동인구도 손에 꼽았다.

가게 문을 닫고 나온 한 소상공인은 "거리두기 지침은 지켰지만 내 가게는 지키지 못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간 맞춰 충북대 중문을 찾은 청주시 합동 점검반이 계도를 시작했다. 이 날 대부분의 술집은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려는 모습이다. 불이 켜진 몇몇 업소는 마감을 진행중이거나 배달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를 방문한 청주시 현장점검반이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 안성수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를 방문한 청주시 현장점검반이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 안성수

점검반을 따라 들어간 한 홀덤바에서는 오후 9시를 넘겼음에도 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이 목격됐다.

홀덤바 관계자는 "음식 섭취를 안하면 9시를 넘겨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거라고 착각했다"며 서둘러 손님을 내보냈다.

10일 청주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 9일 오후 9시부터 28일 밤 12시까지 유흥시설 등 중점관리시설 1만2천201개소에 대한 집합금지 및 제한을 실시한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술집거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오후 8시30분께 한 식당은 들어오는 손님을 식당이 마감됐다며 내보내고 있었다. 거리두기를 인지한 몇몇 시민들은 30분간 술만 먹다 나가기도 했다.

영업제한을 무시한 채 손님을 받는 술집도 있었다. 거리두기에 대해 언급하자 "가게 망하게 생겼으니 이젠 내 마음대로 하겠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냈다.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집합제한으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 안성수
지난 9일 오후 9시 청주 서원구 충북대 중문거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집합제한으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 안성수

업주들은 50㎡이상 규모별 영업 제한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200㎡ 규모가 넘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50㎡이하 업소는 운영이 가능한 게 말이 되냐"며 "오히려 공간이 좁아 확산 위험이 더 클 것이다. 영업 피해도 우리같은 큰 업소가 더 크다"며 화를 냈다.

관련 항의도 빗발쳤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10일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면적 규정을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이 지침은 오는 12일 밤 12시부터 적용된다.

도 관계자는 "50㎡ 규모 이상 운영제한 발표에 시·도에 관련 항의가 빗발쳤다"며 "영업제한으로 소규모 업소에 손님이 몰리면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것으로 사료돼 해당 지침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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