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체육정책
깡통체육정책
  • 중부매일
  • 승인 2021.01.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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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문학] 허건식 WMC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지금 우리 체육계는 최대 위기이며 스포츠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선 체육시설업인 민간체육시설과 체육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의 체육시설 집합금지 조치는 1년 내내 혼란만 가중시켰고, 시설 경영자 뿐만 아니라 이용자에 이르기까지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태권도는 되고, 합기도는 안된다'는 식의 엉터리 대안들을 내놓았고, 이 과정에서 여론이 시끄러워지면 핀셋 대안으로 땜질하는 깡통체육정책이 되어 버렸다.

이는 지난 60여년 동안 국민체육진흥법으로 운용되어온 지도자와 선수, 그리고 정부의 체육정책에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법 제1조에 명기된 '국민체육을 진흥하여 국민의 체력을 증진하고, 건전한 정신을 함양하여 명랑한 생활을 영위하게 한다'는 목적보다, 1983년 개정한 '체육을 통해 국위선양에 이바지한다'는 후진국형 내용을 더 잘 지키고 있는 법이 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이를 지키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금을 승인하는 열쇠를 쥐고 있고, 거기에 눈치 보는 대한체육회는 선수 보호도 못하는 한국체육의 비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말로만 스포츠 선진국을 외치며 체육을 정치 수단화해온 국가주도 체육정책이 우리 체육을 병들게 한 것이다.

'대학(大學)'의 서문에는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모두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수신'이라는 말은 '몸(身)을 닦는 것(修)'을 의미한다. '몸을 닦는다'는 것은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현대사회에서 체육(體育)을 의미한다.

인간의 삶과 궁극적인 생명력은 바로 '움직임'에 있다.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몸의 행동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의식과 신체가 바르지 못하면 이상적인 인간이 될 수 없다. 스포츠를 통해 심신의 균형을 만들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체육의 가치다. 결국 체육은 수신으로서 교육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국민 건강의 원천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의 몸이 건강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사회가 건강해질 수 없다. 사회가 건강해야 경제도 돌아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근원도 체육이라 할 수 있다.

허건식 체육학 박사·WMC기획경영부 부장
허건식 WMC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현대인들은 보는 스포츠 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스포츠를 통해 건강과 행복, 그리고 내적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운동보다 좋은 약이 없다고 믿고,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유약함을 치료해줄 수 있는 것도 운동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제는 체육정책도 실제 현장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번 달에 진행되는 스포츠대통령인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체육현장에 개입해 권력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체육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금처럼 깡통 체육정책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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