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벌써 새해 첫 번째 달의 셋째 주다. 출근하며 보니 많은 기업인들이 임시 대기실로 바꾼 회의실과 간이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불편이 없는지 물어보고 차라도 한 잔 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은 사소한 친절조차도 허락하지 않아 안타깝다. 그러고 보니 1월 18일은 충북도 중소기업육성자금 1차분을 접수하는 날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중소기업 대표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암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 1월 4일부터 7일까지 411개 중소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CEO가 바라본 2021년 경영전망조사"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또한 분기별로 조사하는 청주상공회의소의 기업경기전망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기업경기전망지수는 79로 올 1분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크면 희망적이고 작으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서인지 자금신청접수를 기다리는 기업인들의 얼굴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 비록 마스크에 가려져 확인하기 어렵다 해도 느낄 수 있다.

이번 도 자금은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으로 구분해서 7가지 자금을 접수받는다. 전체규모는 시설자금 1천억원, 운전자금 2천억원이다. 시설투자보다는 기업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했기에 그렇게 편성했다. 그중 1차분은 시설자금 400억, 운전자금 1,120억원을 접수받는다.

지원내용이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경영안정자금(운전자금의 한 종류) 규모를 작년 880억에서 올해 2천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또한 특정은행만 취급이 가능했던 특별경영안정자금과 청년창업자금을 전체 시중은행으로 확대해서 기업불편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희망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잊을만하면 울리는 '확진자 발생' 긴급재난문자는 우리로 하여금 우울감을 증폭하고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그렇다하더라도 희망을 가져보자. 좋아질 것이라고, 이겨낼 것이라고 믿어보자.

아마도 이런 맥락에서 충청북도는 2021년의 사자성어를 '극난대망(克難大望)'이라고 정했을 것이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큰 희망을 향해 나아가자는 것, 지금 시기에 가장 적절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원래 1월은 지원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각종 사업공고가 기관별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시기다. 더불어 더 많은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책설명회가 개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는 1월 9일에 설명회가 진행됐다. 지난해의 경우 300명이 넘는 많은 기업인이 북적대는 설명회였다.

올해는 오프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서 온라인 설명회로 대체되었다. 1월 14일부터 2월 9일까지 유튜브에서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으로 검색하면 설명회를 볼 수 있다.

수출, 정책자금, 연구개발, 스마트공장, 소상공인, 전통시장, 창업과 벤처기업지원, 제조혁신바우처 등 분야별로 날짜를 정해서 진행된다.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채팅을 통한 실시간 질의, 응답이 가능하도록 운영한다고 하니 잊지 말고 메모해야겠다. 혹시나 놓친 사람도 나중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책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하니 확인해 볼 일이다.

언젠가 한 번 얘기한 것처럼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지원기관도 이전과 방법은 달라도 기업과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자금신청을 위해 아침 일찍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는 많은 기업인들의 얼굴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읽는다. 더불어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도록 살펴야겠다는 마음이다.

2021년의 개인적 바람은 이렇다. 올해는 거창한 담론이나 정치인, 엘리트들의 막말, 혐오발언보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더 많이 찾아 듣고 싶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매출은 50억도 되지 않지만 직원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공장 옆 부지에 풋살장을 만들었다는 사업주의 얘기, 직원들이 칼퇴근 하는 게 눈치 보이지 않도록 늦게 남아 할 일이 있어도 짐짓 퇴근시간에 먼저 일어나 퇴근하는 척 산책을 하고 와서는 직원들이 맘 편히 퇴근한 뒤에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부장의 이야기 같은. 그런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알뜰하게 찾아내서 입소문 내고 싶다.

팬데믹(pandemic)으로, 정치문제로, 즐거운 일보다는 슬프고 화나는 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일부러라도 더 크게 웃으면 좋겠다.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걸음을 늦추어 뒤를 돌아보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