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얼마 전, 코로나 확진 자와 우연히 같은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PCR 검사를 받은 후, 시골 농막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라니 우는 밤을 꼬박새우며 나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로 이웃과 가족에게 폭탄이 될 수도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마스크 한 장으로 용케도 버텨내던 국민들의 결기(決起)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K-방역을 자랑하던 '국뽕(국가+히로뽕)'들도 잠잠하다.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전염병보다 더 두렵다. 며칠 후에는 집세도 내야 하고 은행이자와 생활비로 한숨만 늘어난다. 백척간두에 선 심정이고 일각이 여삼추다.

개인선(個人善)이란 자신의 행복이나 자아실현 등 개인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공동선(共同善)이란 구성원 모두에게 행복이나 복지 등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공평, 협력, 신뢰, 연대, 정의, 가치, 존엄성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물질적 측면에서는 함께 사용하는 공유자원, 공공재 같은 것을 포함한다. 공동선은 공동체의 가치와 전통의 틀 안에서 구성원의 자아실현과 인격완성을 추구한다. 사회적 유대, 안정, 치안, 공중보건, 사회 통합 등의 공익적 가치를 중시한다.

현대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다. 지나친 개인선의 추구는 사회갈등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한편 공동선을 내세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전체를 위한 수단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이를 확대 적용해 개인의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자유시장 경제와 공평, 평등 등을 내세우는 공산주의 계획경제로 대립각을 세워 갈등을 촉발하기도 한다.

개인선의 정점은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개인의 생활이 공동체적인 삶속에서 선하게 기여하며 승화되는 일이다. 공동선은 개인을 전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공평, 정의 등의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인선과 공동선의 중간쯤, 양 극단의 어딘가에 조화롭고 아름다운 균형추가 존재한다. 개인주의적 이기심은 우리의 삶을 메마르게 한다. 반면 상대방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가 큰 감동과 울림을 준다. 선(善)하고 아름다운 삶은 타자의 고통을 공감하는데서 출발한다. 개인선과 공동선의 균형점의 측은지심((惻隱之心-仁)과 하늘 보고 땅을 굽어 보아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수오지심(羞惡之心-義)의 양심(良心)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물고기는 물속에서는 자신이 물고기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산다. 물 밖으로 나와야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음은 깨닫는다. 코로나를 만나고 나서야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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