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성진 사회부장

코로나19 악재가 '격차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형태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사회적 흐름을 앞당기는 데 코로나가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다. 경제, 사회, 기술 격차가 가속화되면서 사화 각 분야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 간, 사람 간, 세대 간 격차가 확연하다. 코로나 수혜를 입은 기업들은 밀려드는 주문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잇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고객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회사 간에는 규모에 따라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는 환경이 천차만별이다. 인력과 자금이 넉넉한 기업은 비대면 솔루션을 도입해 스마트워크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영세 기업은 감염병 공습을 막아낼 여력이 안 된다. 사람 간에는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 격차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 격차는 미래교육이 원격수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더욱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세대 간 격차다. 특히 연령층에 따른 정보 격차는 심각하다. 이미 디지털기기가 익숙한 젊은층과 중장년층은 정보 격차에 대한 고민이 없다.

하지만 노인층은 정보 격차에 따른 위기 의식이 크다. 막연한 정보 격차도 심적 고통을 수반하는 상황에서 이를 줄일 수 없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은 노인들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디지털 불평등을 겪는 노인들은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할 시스템 구축은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들이 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경로당의 인터넷 및 와이파이 설치율을 보면 우리 사회가 과연 노인들을 코로나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충북도내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28만8천148명(지난해 12월 기준)이다. 이는 전체 도내 인구 160만837명의 18%를 차지한다. 도내 노인들 중 경로당 이용 인원은 17만3천224명(전체 도내 노인의 60.1%)에 달한다. 도내 경로당 4천185개소 중 인터넷이 설치된 경로당은 고작 668개소다. 인터넷 설치율이 16%에 불과하다. 와이파이 설치율은 15% 수준이다.

박성진 사회부장
박성진 사회부장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할 노인들에게 비대면 교육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조성이 전무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가 과연 코로나로부터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노인들 스스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스마트경로당은 노인들이 유일하게 코로나와 싸울 수 있는 무기고나 다름 없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경로당의 디지털 기반 구축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노인들이 QR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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