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무너져"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文, 수용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 충청 연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추진에 반대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면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며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과 관련한 명시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날 발표된 차기 대권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의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당 대표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1천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 27%, 이 대표 12%, 윤 총장 9%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5%, 무소속 홍준표 의원 4%, 유승민 전 의원·오세훈 전 서울시장·정세균 국무총리 2%, 원희룡 제주지사·정의당 심상정 의원 1%,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김두관 의원 1%미만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이들 12명 중 충청 연고는 윤 총장이 유일하다.

윤 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충남 공주에서 출생해 공주농고를 졸업했다.

이런 배경에 지역 일각에서는 서울에서 출생한 윤 총장을 충청인사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은 윤 총장을 '고향 친구'로 부를 정도다.

윤 총장의 정치 입문에 적극적인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윤석열과 함께, 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문 정권은 앞으로 '게슈타포'를 동원해서 국민을 짓누르고, 윤석열을 잡아넣으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국민에게는 어떤 권력도 뺏을 수 없는 저항권이 있다. 나와 우리 국민의힘은 문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겠다는 윤석열에게 주저 없이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 총장이 밝힌 사의를 수용했다.

윤 총장이 오후 2시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1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수리가 이뤄진 셈이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면서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2년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시행된 뒤 취임한 22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14번째 검찰 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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