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진상조사 vs 내부 융화 차원 묻을 것

충북대학교병원 전경 /중부매일DB
충북대학교병원 전경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속보=한헌석 충북대병원장의 임기 3년에 대한 병원 구성원들의 혹평이 이어지면서, 차기 병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월 9일자 4면>

차기 병원장 의사에 따라 노동조합이 문제 삼고 있는 간호부장의 부당노동행위 개입, 인사권 남용 등에 대한 진상조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차기 병원장으로는 최영석(이비인후과) 충북대 교학부총장(교무처장 겸직)이 유력하다. 병원장 추천 이사회 때 함께 이름을 올렸던 김동운(심장내과) 교수가 인사검증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후보 자격을 잃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지역지부(이하 병원노조)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 간 한 원장의 임기 3년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병원 구성원 176명은 한 원장의 임기 3년을 사실상 '실패'로 판단했다. '병원 운영을 잘했다'고 응답한 구성원은 4명이다. 구체적으로 잘못한 점을 묻는 질문에는 '인사'가 다른 항목(부당노동행위, 소통 결여 등)보다 곱절 가까이 많은 표를 받았다. 

병원노조 측은 "병원 구성원들이 한 원장의 실정을 증명하는 설문결과를 보여줬다"며 "Q간호부장의 특별승진·부당노동행위 등 상식 밖의 일들을 차기 병원장이 바로잡을 수 있도록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한 원장이 신뢰를 잃으면서 내부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 안팎에서는 대대적인 진상조사나 인사 번복 등의 조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영석 교수의 업무스타일로 볼 때 내부 구성원을 향해 칼을 빼드는 모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충북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최 교수는 갈등이 다시 야기되는 진상조사보다는 병원을 융화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Q간호부장 등 한헌석 측근 보은인사 문제도 그대로 둘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병원 내부에서는 한 원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인사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말이 돌고 있다. 

한 원장은 지난 1월 병원 핵심 복직인 기획조정실장과 진료처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새로 부임하는 병원장의 인사권을 보장하지 않고, 측근을 챙겼다. 

또 병원 내부에서는 한 원장이 각 부서를 돌며 "내 임기 때 충성했던 사람들, 차기 병원장이 어떻게 할지 모르니 자리를 지금 챙겨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Q간호부장에 대해서는 '3월 말 인사를 통해 다른 보직으로 옮기고, 다른 측근을 간호부장 자리에 앉힐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차기 병원장이 한 원장의 '실패한 임기 3년'을 적폐청산으로 규정하고 갈아엎을지, 조직 안정 차원에서 그대로 묻은 채로 혁신을 꾀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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