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지현 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최근 뉴스를 보면 유명 스포츠 쌍둥이 선수가 학생 시절에 친구나 후배를 폭행하여 국가대표에서 퇴출된 것과 연예인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미투(Me too) 뉴스가 지면을 달구고 있다.

'학교 폭력', 참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학교 폭력이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아마도 학교라는 집단이 만들어 지면서 학생들 간의 폭력이 생겨났고 이것이 학교폭력의 유례일 듯싶다. 누구나 학교 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학교 폭력의 사전적 정의는 복잡하다.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사이버)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구구절절한 법률 용어를 따지지 않더라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물질적 모든 피해를 학교폭력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은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을까? 교육부의 2020년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학생 천 명당 피해유형별 응답 건수는 2018년 25.1건, 2019년 22,8건, 2020년 14.6건으로 모든 유형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를 봤을 때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등교 일수가 적어진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추측되기도 한다.

학생 천 명당 피해유형별 응답률에서는 2019년도와 비교했을 때 다른 모든 피해유형은 감소한 반면 집단따돌림이 2.8건, 사이버폭력은 3.4건 증가하였다.

이 수치는 학생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고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 상에서 사이버 폭력이 증가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행위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유형도 다양해졌다. 예를 들면 사이버 스토킹, 사이버 비방, 이미지 불링, 아이디 도용, 사이버 갈취, 사이버 성폭력, 사이버 감금, 사이버 배제, 플레밍, 사이버 명령, 안티 카페, 사이버 불링 놀이 등이 있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요즘 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더 나아가 우리 경찰관들은 어떻게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해야 하는지 그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이버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가 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으로 인해 기존 방식인 오프라인 학교폭력예방 교육이나 홍보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워졌다.

제천경찰서에서는 고심 끝에 '117폴가드(Pol-Guard) 챌린지' 캠페인을 실시하게 되었다.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학교폭력 예방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를 배부하면 학생들이 이를 착용하고 사진·영상을 찍어 개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챌린지에 참여하면 된다.

'117폴가드'는 학교폭력 신고전화 '117'과 경찰(Police)이 보호(Guard)해 준다는 의미의 영문을 합성한 것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함과 동시에 학교폭력도 예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SNS를 즐기면서 학교폭력에 대해 생각해 보고 친구들에게 따뜻한 마음도 전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하였다.

우리 어른들이 사이버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능화된 학교폭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연예계와 스포츠계의 학교폭력 미투현상을 보면 학교폭력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깊고 아픈 상처를 남기는지 확실히 실감할 수 있다. 사이버학교폭력 또한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학교폭력예방은 경찰이나 교사만의 힘으로 근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모두 더해져야 가능할 것이다.

박지현 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박지현 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환경에서 성장하여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내 가족이나 자식을 돌보듯 한 번 더 살펴보고, 따듯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학생들 스스로도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거나 보았을 때 용기 있게 117로 전화를 걸어 신고하거나 상담을 받는다면 학교폭력이 발 디딜 곳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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