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아이스조끼로 버틴 시간… 직원들 헌신 감사"
지난해 선제적 방역 성공적 평가… SK호크스發 집단감염은 아쉬움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청주시가 다음달 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 청주시는 상당구청 스포츠센터를 접종센터로 지정, 돌발상황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실시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김혜련 청주상당보건소장을 맞아 백신접종 진행상황과 앞으로 계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김혜련 소장을 만난 지난 24일.

이날 SK호크스 남자핸드볼 선수단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아침 일찍부터 정신없는 하루를 시작한 김 소장의 얼굴에는 지역 확산에 대한 우려와 그동안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을 해 오던 중에 터진 집단감염에 대한 아쉬움이 엿보였다.

"지금도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시작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자제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타 지역으로의 이동 제한은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이다. 특히 발열, 호흡기 증상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직장에서도 직원들의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해 수시로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증상이 있는 직원은 업무 배제와 우선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족과 직장으로의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다."

지난해 요양원·병원발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청주시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방역에서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도 확진자 수가 확연히 적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선제적인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전 부서에서 관련 기관, 시설 등을 대상으로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해외입국자들이 오송역에 도착하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 후 자가격리지까지 수송한다. 상당보건소 선별진료소는 해외입국자들이 오송역에 도착하는 첫 열차 시간부터 마지막 열차 시간에 맞춰 연중 자정까지 운영하며 확진자 발생에 따른 접촉자들이 신속하게 검사를 할 수 있는 강점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이제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9일 상당구청 스포츠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앞두고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예방접종센터 운영 적절성 검토와 이상반응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비를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백신 접종은 지난 2월26일부터 65세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의 입원·입소자·종사자와 코로나19 전담병원, 대응요원 등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했다. 이어 3월 23일부터 65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시설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시행중이다. 4월부터는 75세 이상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시행 예정이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은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에서 시행하게 된다. 물론 거동이 불편한 요양시설에 계신 분들은 직접 시설을 방문해 접종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 구별로 접종센터를 선정해 준비 중에 있으며 위탁의료기관을 신청 받아 지정을 추진 중에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5일 누적 1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2개월(430일) 만이다.

충북도도 지난해 2월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로 의료진은 물론이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곧 끝날 것이란 희망이 점차 사라지면서 그야말로 온 몸을 던져 희생정신으로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다.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역학조사 등 방역과 확진자의 조기 발견 및 진단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등 직원들과 함께 숨 가쁘게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사스와 메르스처럼 오래지 않아 끝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신종 감염병 대응 업무는 상시 업무가 아니고 초기에는 바이러스의 특성도 제대로 알 수 없었기에 대응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았다. 감염자 검체를 위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면서 기존 시설이나 인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간이 천막으로 시작해 한파와 폭염 속 고생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한파 속에서 손안에 자그마한 찜질팩 하나에 의존해 손가락 끝의 아리고 쓰린 냉기를 녹여야 했다.

체온계마저 한파를 이기지 못하자 몸에 품어 온기로 녹여가며 사용해야 했다.

폭염 속에서는 아이스 조끼의 무게감도 버거워 전혀 위안이 되지 못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묵묵히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김혜련 상당보건소 소장 /김명년

"코로나19 업무를 하면서 하루하루 긴장감의 연속이다. 코로나로 의심되거나 고위험군에 대한 검체를 검사기관에 의뢰해 결과가 통보되기까지 혹여 라도 확진자로 통보되는 대상자가 있을까 24시간 비상 대기 상황이다. 이처럼 매순간 애태우며 어려움에 봉착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24시간 업무에 전념하는 직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일반 시민들의 백신접종 불안감에 대해 '그래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접종은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일상생활의 제한으로 다소 어려운 생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백신에 대한 불안으로 망설이는 분들도 있지만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는 우리의 일상이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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