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시 대권가도 탄력 기회 패배 진영은 '치명상'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전초전격인 이번 4·7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정국 구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쪽은 1년이 채 남지 않은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패배하는 진영은 상당 기간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 승리시 '정권재창출' 기회…패배 시 '책임론' 후폭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심판론'으로 수세에 물렸던 분위기를 뒤집고 '정권 재창출'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내 차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여권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 '제3후보'들이 경선 판에 뛰어들 공간도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거 직전까지 당 대표였던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반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선거에서 진다면 지도부는 거센 책임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승가도를 달려온 민주당이 처음으로 겪는 패배의 충격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패배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성난 민심이 결정적이었고 그 해법을 놓고 당·청이 이미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 온 만큼, 선거 이후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본격적 선긋기에 나설 여지도 크다. 이럴 경우 문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도 가능성이 있다. 현 지도부 내에서는 5·9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질서있는 수습"을 거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최고위 총사퇴를 비롯한 전면 쇄신론을 넘어 '비대위 출범론'까지 고개를 들 수 있다.

◆국힘 승리하면 김종인 리더십 재조명…패배하면 야권 재편 구심력 상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 야권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재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될 전망이다. 올해 초만 해도 후보조차 내지 못할 처지였으나, 과감한 중도 외연 확장과 호남 구애로 판세를 180도 돌려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재추대론에 불이 붙으면 김무성 전 의원이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차기 당·대권을 노리던 구주류 세력은 힘을 잃게 된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정권 심판의 구심점을 자처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움직임도 탄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에서 충격패를 당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된다.

더욱이 재보선 후 임기가 끝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당을 떠나며 구심점을 잃으면 국민의힘은 다시 난파선과 같은 처지에 처할 수도 있다. 제3지대로 원심력이 커지면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마저 합류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의힘이 이렇다 할 대권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지리멸렬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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