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로 증가한 것은 지난 1월 7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심상치 않은 확진자 증가세에 전문가들로부터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각종 소모임과 직장, 교회, 유흥시설 등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데다 봄철 이동량 증가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위험 요인도 산적해 감염 확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교회발 집단감염이 심히 우려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최초 확진자가 주일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A교회는 타 시·도 교회 순회모임을 고리로 7일까지 전국 12개 시·도에서 무려 2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교회는 전국에 지부가 있어 신자들이 돌아가며 타 지역의 예배를 참석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교회는 질병 치료 종교의식 과정에서 신체접촉 등 방역수칙을 어기고 명부 작성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도들은 교회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찬송가를 부르고 간식도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와중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이 교회의 한 목사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말고 나에게 오면 기도로 고쳐주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부 종교인들의 이같은 행위는 우려를 넘어 분노까지 치밀게 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한국교회는 그동안 '집단감염의 온상'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체 집단감염 사례 45.4% 가운데 33%는 종교시설이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돼 전국을 위기와 혼란에 빠뜨렸던 신천지 대구교회의 악몽이 끝나기도 전에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 IM선교회 미인가교육시설 등 교회 발 집단감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병한 교회 대부분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개신교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관련 단체가 교회의 자성 촉구와 함께 사과했지만 일부 교회의 일탈은 끊이지 않고있다. 일부 종교인들의 그릇된 인식과 행동 때문에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이들은 방역당국의 종교모임 자제 당부에 대해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라는 명분만으로 지역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저 국민들의 눈에는 이들이 변질된 교회에 속한 비상식적인 종교인들로 보일 뿐이다.

종교의 신성함이 강조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본연의 기능은 물론, 사회적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교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성과 회개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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